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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건희 회장의 별세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역할이 다시금 부각될 수 있다는 시각이 모였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의 흐름으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오너 일가가 삼성그룹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삼성물산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바탕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삼성물산의 그룹 내 중요도는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오너가가 상속받게 되면서 대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하게 되는데, 이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어떤 계열사의 지분을 처분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지분을 파는 경우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주가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에 삼성SDS(018260)와 삼성생명(032830)의 주가가 이날 각각 5.51%, 3.8% 급등했다. 두 계열사의 경우 배당수입 규모와 삼성그룹 지배력 유지 측면에서 고려했을 때 의미가 적은 지분에 속하므로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보험업법 개정안도 맞물려 있어 지분 처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주식 3% 초과 보유분을 처분해야해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8.8%에 대해 상당부분을 매각해야 한다.
한편 배당확대 기대감에 삼성그룹 우선주들도 일제히 급등, 삼성물산우B(02826K)와 호텔신라우(008775)가 상한가로 마감했다. 지분 매각대금만으로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어렵기 때문에 배당을 확대해 상속세를 낼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다만 증권가에선 호텔신라를 지배구조 개편 및 상속세 납부에 따른 수혜주로 꼽고있진 않다. 계열사 분리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전문가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또 상속세 납부를 위한 배당확대의 수혜는 그룹 지배력 등을 감안해 삼성전자(005930)나 삼성물산(028260)이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032830)도 배당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은 배당수입과 삼성그룹 지배력 유지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집중될 전망”이라며 “삼성그룹은 5년간의 상속세 연부연납과 이 기간 삼성전자로부터의 배당수입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