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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롯데·신세계 등 출사표…관건은 돈

박종오 기자I 2021.03.16 18:56:05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 SKT, MBK파트너스 등 참여
'이커머스 시장 막차 놓칠라' 조바심
매각가격 부담, 카카오 불참에 김샜다 평가도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G마켓·옥션·G9 등을 운영하는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기업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롯데·신세계(004170) 등 유통 대기업과 SK텔레콤(017670)이 출사표를 냈다. 네이버(035420)와 쿠팡이라는 이커머스 시장의 쌍두마차에 도전하기 위해 이베이를 품겠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롯데·신세계·SKT·MBK 참여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주관사를 맡아 진행한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 입찰에는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대형 마트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카카오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매각 대상은 미국 이베이 본사가 영국 법인을 통해 보유한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다.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035420), 쿠팡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12%인 3위 업체다.

사업자 30여만 곳이 입점한 오픈마켓(판매자가 직접 물건을 등록해 거래하는 온라인 장터)을 운영하며 지난해 온라인 거래액 20조원을 달성했다. 판매자가 내는 거래 수수료 등으로 작년 매출액 1조3000억원(추정액)을 올렸다.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하게 16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한 알짜 회사이기도 하다.

“이러다 이커머스 시장 놓칠라”…유통 대기업 등 긴장

그래픽=김정훈 기자
적지 않은 기업들이 이베이코리아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잡기 위해서다.

박은경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네이버와 쿠팡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입지를 다지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업계의 조급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이 아니면 아예 시장에 들어올 수 없으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4조원 규모 실탄을 확보해 국내 시장에서 추가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1위 사업자인 네이버도 이날 25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신세계·이마트(139480)와 교환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매장과 물류에 강점을 가진 신세계그룹을 동맹군으로 끌어들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네이버와 쿠팡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언택트(비대면) 바람에 힘입어 20% 가까이 성장하는 상황에서도 거래액 증가가 정체되는 등 제자리걸음을 했다. 만약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넣으면 단숨에 네이버, 쿠팡과 경쟁하는 3위권 업체로 올라설 수 있는 만큼 인수전 참여 유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매각가격 5조원 부담…카카오 불참도 예상밖

관건은 돈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격은 5조원 안팎에 이른다. 이베이의 현재 시장 점유율과 흑자 기업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도 인수자의 부담이 작지 않다. 최근 성장세가 네이버나 쿠팡 등에 비해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 사항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작년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 대비 1조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조원 자체가 과도하게 높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상위 사업자인 네이버와 쿠팡의 거래액 대비 기업 가치와 비교하면 충분히 할인된 가격”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불참으로 인수전 흥행에 다소 김이 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비 입찰 단계에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단순히 기업 실사 기회를 얻기 위해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의 경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외형이 커지는 것 외에 얻게 될 다른 시너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는 향후 입찰 적격자(쇼트 리스트)를 선정해 실사 기회를 제공하고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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