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수요 억제' 6·17 부동산 대책, 건설株에 독 될까

박태진 기자I 2020.06.22 18:55:32

수요 억제로 업황에 부정적…주택수주 둔화 우려
분양시장 호조 속 대형건설사 실적 개선 전망
한샘 등 인테리어주 부각…리츠로 유동자금 이동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정부가 지난 최근 갭투자 규제 강화 및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등을 골자로 한 6·17 대책을 내놓으면서 건설주(株) 수익성과 주가에 관심이 쏠린다. 대책의 중심이 수요 억제에 쏠리면서 건설 업황에는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아서다. 반면 정비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오히려 리모델링 관련주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2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주가 변동률.(자료=마켓포인트)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GS건설(006360)은 전 거래일 대비 2.81% 하락한 2만5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우건설(047040)은 전일 대비 1.94%, 대림산업(000210)은 1.36% 각각 하락한 채 거래를 끝냈다.

이들 업체 주가는 대책이 발표된 다음날인 18일 일제히 하락했다가 다음날 반등한 후 재차 하락했다. 이번 대책 또한 수요 억제 중심인데다 정비사업 규제 강화로 주택부문 수주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현대건설은 이날(22일) 전일 대비 7.51% 오른 3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 건설사는 대책으로 인한 수혜 전망보다는 지난 21일 1조7000억원 규모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주가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건설사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남긴 것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한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부동산 대책 역시 수요억제가 중심이 되면서 건설 업황에는 부정적인 이슈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청약시장이 호황이었던 점을 고려해 상반기 주택공급 실적이 우수하면서 주택 외 강점을 지닌 대형 건설사는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반기 주택공급이 우수한 건설사는 GS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이 꼽힌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GS건설의 주택공급 목표는 1만5170가구이며, 현재까지 달성률은 59.2%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1만5000가구 공급 목표에 43.1% 달성했고, 현대건설은 1만5가구 공급에 45.3%를 공급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 정부 들어 20번의 대책이 나왔음에도 건설주의 실적은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지난 20회 대책 동안 구도심 재건축은 다소 규제되더라도 신도시 분양 등이 호조를 유지하면서 건설주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면서 “사실상 수도권 전체가 조정지역이 되면서 장래 분양권 거래가 막힌다면 분양경쟁률은 낮아질 수 있더라도, 현 분양의 매커니즘 상 분양 자체는 흥행에 성공할 것이고 이는 건설업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근거다”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인테리어 관련 업체들의 수혜를 점쳤다.

채 연구위원은 “조합인가 전 초기 재건축 단지의 경우 조합분양을 위해서는 거주 2년 조건이 신설되며, 내년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이라며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은 오는 12월 개정될 전망인데, 이는 소유자의 거주로 전환을 촉진하는 대책이기도 해서 인테리어 리폼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 연구원도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시장은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고 거래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인테리어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며 “정부의 그린 리모델링 의지로 단열재, 창호 등 건설자재 업종의 업황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대표적 인테리어 수혜주로 한샘(009240)을 꼽았으며, 동종업계에 있는 케이씨씨글라스(344820), LG하우시스(108670), 현대리바트(079430) 등에도 이번 대책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인 부동산투자회사(리츠)로 일부 유동자금이 쏠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 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제, 대출규제, 법인 활용 투자 혜택 축소 등 직접투자에 대한 규제가 확대되면서 넘치는 유동성은 일정부분 간접투자로 이동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다양한 기초자산의 리츠 IPO가 재개되면서 상반기 부진했던 리츠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장 리츠가 10개 이상되면 다양한 리츠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출시되면서 수급 모멘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