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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언급한 유승민 "인간 본성 무시한 정책은 실패"

권오석 기자I 2020.11.16 17:02:42

16일 오후 2시 여의도 태흥빌딩 사무실서 부동산 토론회 진행
"내 집 마련 위해 부동산 가격 하향 안정화 필요" 주장
대선 출마 암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정권교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전현직 총출동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현 정부의 부동산 문제를 두고 “사람의 본능과 천성을 무시하는 정책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결국 경제다’를 주제로 열린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다’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 전 의원은 16일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에 마련한 ‘희망22’ 사무실에서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자’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무실 개소식을 겸한 행사로, 4·15 총선 이후 두문불출했던 유 전 의원의 첫 공식 석상이다.

토론회 주제로 부동산을 가져온 유 전 의원은 정부·여당의 뼈아픈 실책으로 지적되는 부동산 문제를 거론해 대여(與) 공세를 높였다. 전문가 패널로는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이들은 전·월세 대란을 중심으로 주거 안정,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의 해결책을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월세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자가 소유로 옮겨가는 것을 ‘사다리’라고 표현한 것이다”며 “주거복지를 사다리라는 개념으로 해석하면, 청년들이 중장년·노년이 되면서 자기만의 행복과 자유를 누릴 자기 집을 마련하는 데 문재인 정부가 철저히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 들어 가파르게 올라간 집값은 하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전세와 매매 시장에서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중요하다”며 “국가가 책임질 부분은 저소득층의 주거복지다”고 주장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언급하면서 “영화를 보면 주인공 가족들이 반지하방에 살지 않느냐. 그게 자기 집이라도 얼마나 탈출하고 싶겠나”라며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오고 열악하고 슬럼화된 곳에서 더 좋은 동네, 더 좋은 집으로 이사가겠다는 게 인간의 본능이다. 사람의 본능, 천성을 무시하는 그런 정책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날 행사는 사실상 유 전 의원이 대권 출마를 시사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내겠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확실히 보여줘서 국민들에 희망을 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경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 부동산으로 시작해 다음에는 청년실업으로 하겠다”며 “양극화·저출산·저성장을 해결하는 열쇠는 경제에 있다. 특히 경제 문제에 천착해서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먹고 사는 문제를 민주당보다 훨씬 더 잘 해결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장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물론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6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대선에 나설 유력한 당권 주자인 유 전 의원을 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기 위해 나선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전환기를 맞아 우리가 경제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끌고 갈 것인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일이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유 전 의원이 지향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도록 기원하겠다. 여러분도 많은 성원을 아끼지 말고 유 전 의원을 적극 지원해달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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