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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 행진' 은행권 "주주환원으로 화답"

이명철 기자I 2023.02.08 18:57:01

신한금융, 당기순이익 4조6000억대…우리금융도 3조 돌파
자사주 소각 등 총주주환원율 30% 상회…주주들 긍정 평가
카카오뱅크도 최대 실적 경신 “조만간 배당 계획 발표 예정”

[이데일리 이명철 정두리 유은실 기자] 지난해 고금리 기조에서 대출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은행권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당기순이익 4조6000억원대로 금융그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으며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도 역대 최대 수준인 2600억원대를 시현했다. 이들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도 나섰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불확실한 경기, 기업대출이 호실적 이끌어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 지분 기준)이 사상 최대 수준인 4조64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4조193억원)과 비교하면 15.5%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3.5% 증가한 7조1937억원이다.

기업 대출자산 성장과 증권사 사옥 매각이익이 안정적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연간 이자이익은 10조6757억원으로 전년대비 17.9% 증가했다. 그룹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96%, 1.63%로 전년대비 각각 15bp(1bp=0.01%포인트), 22bp 개선됐다.

다만 불확실한 경기 상황으로 수수료·유가증권 이익이 모두 줄어드는 등 비이자이익은 전년대비 30.4% 감소한 2조5315억원에 그쳤다.

계열사별 순이익은 신한은행이 3조450억원, 신한투자증권 4125억원, 신한라이프 463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2.1%, 28.6%, 18.4% 증가했다. 신한카드(6414억원)는 5% 감소했다.

우리금융은 같은날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2조5879억원)대비 30.3% 늘어난 3조16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이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서며 최대 실적을 세웠다.

이자이익(8조6966억원)과 비이자이익(1조1491억원)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9조8457억원으로 전년대비 18.0%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기업대출 중심 대출 성장에 기반해 개선됐고 비이자이익은 신탁·리스(캐피탈) 관련 영업부문 호조로 수수료이익이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31%, 연체율 0.26%로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했으며 그룹 판매관리비용률은 44.4%로 전년대비 3.1%포인트 개선됐다.

주요 계열사를 보면 우리은행이 2조9198억원, 우리카드 2044억원, 우리금융캐피탈 1833억원, 우리종합금융 9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시현했다.

인터넷은행 업계 1위인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2631억원으로 전년대비 28.9% 증가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확대됐고 주택담보대출 등 신상품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실적도 개선됐다.

이자수익과 영업수익을 합친 영업수익은 1조6058억원으로 1년새 50.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7.5% 증가한 3532억원이다.

KB금융그룹은 앞서 7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4133억원으로 전년대비 0.1% 늘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 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전년대비 2000억원 가량 늘어난 3조7000억원대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주주환원 확대 요구에…호실적 은행들 화답


최근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요 금융지주에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고 주식시장에서 은행주가 오르면서 배당 등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금융그룹도 주주들의 요청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신한금융은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지난해 연간 배당금을 ㅤㅈㅜㄷ장 2065원으로 결정했다. 당기순이익대비 배당금의 비율인 22.8%다. 이와 함께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의결함으로써 지난해 총주주환원율 30.0%를 달성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환경 변동성에 적극 대응하면서 적정한 자본 비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일관되고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주당 113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배당금액 가시성을 제고하기 위해 분기배당 도입 계획도 시사했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최대한 조기에 12%로 개선하고 이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총주주환원율 30% 수준을 매년 실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수익성 개선 노력은 지속하되 리스크관리에도 집중해 금융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와 권익 제고를 확대하면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들도 적극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KB금융은 현금 배당과 함께 자사주 3000억원 매입·소각을 포함해 지난해 총주주환원율 33%를 기록했다. 얼라인은 이에 대해 “요구 수준에 부합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도 주주환원 정책에 부응해 조만간 배당 관련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022년 결산 시 배당 가능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이사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안이 결정되면 공시 등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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