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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김택진號 다시 출발…‘확률형 아이템’ 부담↑

이대호 기자I 2021.03.25 16:49:05

주총서 김택진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통과
올해 대형 야심작 ‘블레이드앤소울2’ 출시 앞둬
게임 대표 기업으로 ‘확률형 아이템’ 비판에도 직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25일 엔씨소프트 2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택진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예상했던 결과다. 지난해 엔씨(NC)는 매출 2조4162억원으로 역대 최고실적을 냈고 전 직원 파격 연봉 인상을 결정하면서 대내외 거칠 것이 없는 분위기다. 최근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위원회를 신설해 게임업계 리더십을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이처럼 잘나가는 엔씨이나, 올해 들어 엄중한 시험대 역시 마주했다. 세간의 비판이 쏠려있는 ‘확률형 아이템’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무작위 아이템이 나오는 보물상자를 파는 수익모델이다. 이 수익모델이 국내 게임 매출의 90% 이상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수 최강’으로 평가받는 엔씨는 여느 기업보다 규제 영향권에 놓인 상황이다.

올해 더 바쁘다…블소2 야심작 출시

2021년 엔씨는 한층 더 바빠질 전망이다. 작년과 달리 야심작 출시를 여럿 앞뒀다. 김택진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2021년 더 큰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블레이드앤소울2 △트릭스터M △프로야구H3의 국내 출시와 △리니지2M 글로벌 출시를 언급했다.

이 중 ‘블레이드앤소울(블소)2’에 시선이 쏠린다. 주력 매출원인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뒤를 이을 올해 최고 야심작이다. 김 대표는 블소2 온라인 쇼케이스 당시 “액션에 관해서는 정점을 찍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며 “블소2를 통해 MMO(대규모다중접속) 영역에서 과연 가능할까 싶었던 새로운 액션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현재 블소2 출시 전 사전예약자는 400만명을 넘어섰다. 초반 흥행이 확실시되는 수치다. 현대차증권에선 오는 2분기에 블소2 실적이 반영돼 8800억원대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
◇확률형 아이템, 주총장 달궜다


엔씨 24기 주주총회에서 김택진 사내이사 선임 등 5개 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예정대로라면 진작 끝났어야 할 주총이었으나, 1시간 가량 이어졌다. 주주 사이에서 확률형 아이템 대응에 관한 질문이 이어진 까닭이다.

그 가운데 확률형 아이템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도 있었다. 그는 주주 자격으로 주총장에서 “확률이 너무 낮다”, “확률 정보를 더 공개할거냐” 등 질의를 던졌다. 위 학회장은 김택진 대표에게 해명을 강권하는 등 주총장 분위기를 달궜다.

김 대표는 아이템 획득 확률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하기 위한 숫자들을 만들고 공개했고 숫자에 대해서는 내부 검증을 통해 투명하게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유동수 의원이 발의한 ‘수집형 뽑기(컴플리트가차) 금지법’ 통과에 대한 대응엔 “회사가 연구하고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또 “지난 24년간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 여러 법이 생겨났고 그에 대응하며 회사를 잘 운영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SG 경영위원회’ 역할 주목

엔씨는 게임업계 전면에 선 기업이다. 게임업계에 비판이 쏠릴수록, 엔씨를 향해서도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내수 기준 매출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2조원이 넘는 매출을 벌어들였다.

엔씨가 이달 신설한 ‘ESG 경영위원회’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다.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미래세대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확률형 아이템의 사회적 비판에 대응이 필요하다.

업계 입장에서 최악은 법적 규제가 시행되는 것이다. 기업 수익모델의 금지를 명시한 유동수 의원 법안은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상헌 의원 발의안은 ‘확률 정보 공개 법제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확률 정보 공개를 지지하고 이용자들까지 목소리를 내면서 점차 법적 규제론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엔씨 주총과 같은 날,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확률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한 자율규제 강령 개정을 제안했다. 유·무료 요소가 결합된 인챈트(강화) 콘텐츠도 확률을 공개한다는 것이 골자다. 어떤 식으로든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강화는 예정됐다고 볼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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