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워치]한은, '무제한 RP매입' 7월 한달 더 연장한 배경은

원다연 기자I 2020.06.25 18:00:56

6월30일 입찰 한 차례 남아..7월 중 4차례 추가 실시
"시장은 안정적이지만 7월 만기 집중돼..대응 차원"

한국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한국은행이 이른바 ‘사실상 양적완화’로 불리는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조치를 다음 달까지 한 달 더 연장한다. 현 시점에서 단기 자금시장이 안정적이라고 판단되지만, 다음 달 만기물량이 집중돼있어 단기적으로 시장 충격에 대비한다는 차원이다.

한은은 25일 “이달 말 종료되는 전액공급방식 RP매입(91일물) 조치를 1개월 연장해 7월에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찰은 7월7일과 14일, 21일, 28일 등 총 4회 실시된다. 한은은 최근까지도 RP 매입 연장 여부를 확실히 밝히지 않았는데, 오는 30일 한 차례 입찰을 남겨둔 상황에서 연장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한은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단기자금시장이 크게 경색된 지난 3월 말 공급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 RP매입을 3개월간 한시 도입했다. 해당 조치는 앞서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도입된 적 없는 조치였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당시 이를 두고 “사실상의 양적완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은은 4월 2일 첫 입찰을 시작으로 매주 한 차례씩 총 12차례 입찰을 통해 현재까지 총 14조8800억원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다만 4월 중 첫 세 차례 입찰 이후에는 매 입찰의 응찰액이 5000억원 안팎 수준에 그쳤다.

한은은 최근 자금 수요가 크지 않은데도 조치를 연장한 배경에 대해 지난 4월에 집중됐던 낙찰액 12조3300억원 규모의 만기가 다음 달 집중되는 점을 꼽았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입찰 상황을 보면 무제한 RP매입을 통한 자금 수요가 많지 않아 연장 필요성이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4월 초에 집중됐던 공급액의 만기가 7월에 돌아오는데, 시기적으로 반기 말 자금 수요까지 더해지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채권 등 채권 발행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없지 않아 우선 한 달만 더 연장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오는 7월 말 추가 연장 여부를 다시 결정할 계획이다. 한은은 시장 상황에 따라 비정례 RP 매입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달 연장 시행 후 추가 연장 가능성이 열려있으며, 그와 별개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언제든지 비정례적인 RP매입을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액공급방식 RP매입 입찰 현황.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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