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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공략 성공한 소확행 공약, "이젠 국정 청사진 그릴 때"

박수빈 기자I 2022.02.07 22:00:00

이재묵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 인터뷰
尹·李 살에 닿는 소확행 공약으로 청년 저격에 성공
다만 "대통령 공약으로 적합한 수준인지 고려도 필요"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사진=이재묵)
[이데일리 박수빈 스냅타임 인턴기자]“2030은 정의를 지키겠다, 혹은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거시적이고 추상적인 공약들보다는 청년 본인들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얘기에 더 반응합니다. 보다 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공약이기 때문이죠.”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생활밀착형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에 큰 호응을 보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뉴데일리·피플네트웍스가 지난 4-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부동층은 2030 각 △18-29세 7.8% △30대 6.6%를 기록했다. 부동층 비중이 타 세대보다 높은 2030의 표심을 얻는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교수는 대선 후보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청년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과거 선거철이면 청년들을 불러모아 설교하는 방식의 보여주기 선거운동이 오히려 청년층의 반감을 샀던 것에 비해 이번 대선에선 일방적인 정책 전달에 그치지 않고, 직접 청년들의 얘기를 듣고 의견을 수렴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소통로를 통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전체 청년들의 평균적인 목소리인지 숙고해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큰 목소리가 반드시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란 의미다.

이 교수는 “패러디 등 공약의 밈(meme)화가 기존 권위적이고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청년층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도 “다만 과도하게 재미를 추구하면 후보자가 너무 가벼워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확행 공약이 대통령 후보들의 대표 공약처럼 여겨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 큰 그림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국정운영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후 소확행 공약은 그에 따른 구체적인 세부 사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전 대통령들의 공약을 보면 국정철학이나 국가의 비전을 얘기한 이후 어떻게 구체화 할지에 대한 예시를 제시하는 방식이었다”며 “지금의 소확행 공약은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원하는 중장기적인 발전에 대한 공약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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