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함지현 이슬기 이윤화 기자]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2일 “북한이 핵을 포기할 마음 없이 위장된 포기 의사를 보였다 해도 변화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갖고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실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첫날 마지막 세션 ‘평화와 번영, 그 불편한 공존’ 토론에 참석해 “진정성을 먼저 생각하면 북한 문제는 소모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한 논의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자발성을 인정해줘야 하고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대등함과 존중도 필요하다”며 “비핵화와 경제 발전을 병행해 과실을 느끼면서 비핵화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실장은 또 우리 정부가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대북 정세에서 잘하고 있지만 우리 공간을 없애버렸다는 점은 고칠 부분”이라며 “북한에게는 자율적 공간이 없다고 욕을 먹고 있고 양쪽이 경직돼 있을 때 풀어줄 능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감하게 남북한 공간을 확보한 상태에서 미국도 긴장시키고 북한도 움직이게 할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미국이 정략적으로 수단화 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홍 실장은 “미국은 지난해 7월부터 연말까지 7번의 추가 제재를 통해 북을 압박했다”면서 “미국 내 인도적 지원단체가 허용해 달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은 미국이 인도적 지원을 제재의 수단으로 삼는 것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며 “작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못 만났는데 당시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 들고 나왔다는 비난을 받은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