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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도 뒤쳐진 백화점…올해 반등 노린다

함지현 기자I 2021.02.17 15:19:06

작년 매출 9.8% 감소…오프라인서 차지하는 비중 3위로↓
百 빅3, 5년만의 신규 출점 돌파구 삼아…'혁신 매장' 초점
명품·화장품 강화 리뉴얼 통해 'MZ세대' 겨냥도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강자 백화점이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으며 매출이 급락했다. 특히 편의점에 역전을 허용하며 오프라인 기반 업태 중 3위로 내려앉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이에 주요 백화점들은 올해 수년 만에 이뤄지는 신규 출점과 대규모 리뉴얼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성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외관(사진=현대백화점)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업태는 오프라인 중 가장 큰 폭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 동향 조사에서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9.8% 역신장했다. 대형마트는 -3%, 준대규모점포(SSM)는 -4.8%였다. 편의점은 코로나19로 외출이 줄고 실내 생활이 길어지자 생활용품·음식 판매 등이 늘면서 매출이 오히려 2.4% 증가했다.

이로써 유통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형마트(19.5%), 백화점 (17.8%), 편의점 (17.1%), SSM(4.2%) 순이었지만 올해는 백화점이 편의점에 역전을 당하면서 대형마트(17.9%), 편의점 (16.6%), 백화점 (15.2%), SSM(3.8%)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하락을 감수했던 백화점들이 올해는 반전을 노린다. 키워드는 ‘출점’과 ‘리뉴얼’로 요약된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이른바 ‘빅 3’ 백화점의 신규 출점은 지난 2016년 대구신세계 이후 5년 만이다. 리뉴얼은 신규 출점보다 적은 투자를 하면서도 새로운 핵심 고객인 MZ(밀레니얼+Z)세대의 취향에 맞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다.

먼저 현대백화점은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을 선보인다. 더현대 서울은 지하 7층~지상 8층 규모로, 영업면적만 8만 9100㎡(2만 7000평)에 달한다.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기 위해 지난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오픈 때부터 사용해왔던 ‘백화점’이라는 단어를 점포명에서 뺐다. ‘서울’이라는 단어에는 ‘글로벌 문화·관광 허브’로 키우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도 혁신을 꾀한다. 지상 1~5층은 매장 형태가 대형 크루즈를 떠올리는 타원형의 순환 동선 구조로 만들었다. 또한 3300㎡(1000평) 크기의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 12m 높이의 인공 폭포와 자연 채광이 가능한 ‘워터폴 가든’ 등도 꾸려 자연 친화적 모습을 강조한다. 문화·예술과 여가생활 그리고 식사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꾸민 ‘컬처 테마파크’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올해 6월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연다.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영업면적 7만 6000㎡(2만 3000평), 연면적 24만 1322㎡(7만 3000평)로 경기 남부 상권 최대 규모다. 몰형 백화점 형식으로 SRT·GTX 동탄역에서 직접 연결돼 접근성이 높다.

해외 명품과 패션 소비를 즐기는 30대 키즈맘을 주요 타깃으로 한 단계 앞선 쇼핑과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백화점 콘셉트를 지향한다. 또 쾌적하고 개방감을 극대화한 형식을 구현하며, 복합문화공간 ‘오픈 하우스’·개방형 명품관 ‘아트리움’·중층의 ‘테라스 파크’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밖에 롯데쇼핑은 오는 9월 의왕시 백운호수 인근에 자연 안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아웃도어 아웃렛을 추구하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타임빌라스점도 오픈한다.

올 하반기부터 롯데백화점 본점의 리뉴얼도 본격화한다. 특징은 ‘프리미엄화’ 매장을 확대 개편한다는 점이다. 본점 1~3층에 여성용 명품매장과 5층 남성 명품관을 넓혀 현재 14~15% 수준인 해외 명품 구성비를 20% 이상으로 높일 방침이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홀로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명품 부문을 강화해 백화점의 큰손이 된 MZ세대를 붙잡겠다는 의도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8월 대전 지역 신규 점포 오픈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의 13번째 점포가 될 예정인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에는 백화점과 함께 호텔, 과학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과학 콘텐츠 학습 및 문화생활, 여가 활동 등이 가능한 대전 충청 지역 랜드마크로 약 6000억원을 들여 지하 5층, 지상 43층 규모로 선보인다.

신세계는 패션잡화부터 식음료(F&B), 아카데미, 갤러리 등 신세계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채운 백화점을 중심으로 기존 중부권에서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시설을 준비했다. 193m 높이에서 대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신세계와 글로벌 호텔 브랜드 메리어트의 노하우가 집약된 호텔 ‘오노마’, 약 1만 4876㎡(4500평) 규모로 휴식, 산책, 감상, 놀이, 학습 등을 즐길 수 있는 일체형 옥상 정원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시작한 강남점 리뉴얼도 올해 마무리 짓고 오는 6월 새롭게 문을 연다. 신세계 강남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백화점 1층은 명품’이라는 기존 공식을 깨고 국내 최대 규모의 초대형 화장품 매장을 선보인다. 또한 여러 층에 흩어져 있던 명품 매장을 2층과 3층으로 한데 모아 집객 효과를 높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돌파구가 필요했던 백화점들이 출점과 리뉴얼을 통해 안전하면서도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있다”며 “성장성이 높은 명품을 강화하고 핵심 고객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겨냥하는 등 전략적 접근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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