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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정 STEPI 부원장 "도전적 연구 문화 위한 평가시스템 마련해야"

이연호 기자I 2018.12.19 16:39:01

STEPI, '과학기술정책' 창간 기념 혁신성장 대토론회 개최
안상훈 KDI 선임연구위원 "혁신과 포용은 별개의 목표가 아니다"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도전적 연구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평가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태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원장은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책’ 창간 기념 STEPI 혁신성장 대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서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과학기술분야 출연연의 정부수탁과제 성공률을 보면 99.27%에 이를 정도로 도전적 연구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무난한 연구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하 부원장은 우리나라의 연구·개발(R&D)이 양적인 부분은 성장하고 있지만 질적인 부분은 정체를 보이는 ‘코리아 R&D 패러독스’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하 부원장은 “국가과학기술 혁신 체계의 고도화를 위해선 도전적이고 혁신적이며 모험적인 연구를 지원하는 시스템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체계화해야 한다”며 “또 연구사업 관리주체의 성과평가와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성패를 제도적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추진하는 ‘PRIDE 시스템’을 국가 R&D사업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RIDE 시스템’은 소중하고 가치있는 연구(Precious Research)와 혁신적인 개발(Innovative Development)이 가능한 환경(Environment)을 조성, 연구자들이 평가의 성패 부담에서 벗어나 도전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R&D 수행체계를 말한다. 중간평가 대신 단계 목표 달성 수준, 성실수행 여부, 단계별 성과의 우수성, 다음 단계 계획의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하는 시스템이다.

또 하 부원장은 공공·민간 연구기관의 공정 경쟁 및 협력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학기술혁신 선순환을 저해하는 제도인 정부납부기술료를 전면 폐지하거나 기술료 징수 방법과 시기, 형태를 다양화하는 식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안상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지식경제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비슷한 수준의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부모의 소득에 따라 혁신적인 발명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내용의 통계를 제시하며 “혁신과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기회의 균등은 고려돼야 한다”며 “혁신과 포용은 별개의 목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홍운선 중소기업연구원 지역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혁신활동을 주요 성장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규제자유특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홍 실장은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성과가 큰 중소기업 혁신활동에의 투자, 기초과학기술분야로의 과감한 투자 확대 및 혁신의 단기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성장전략의 수립, 지역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자유 특구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최영락 STEPI 명예연구위원은 “현재까지의 선진국 따라잡기를 넘어 선진국과 대등하게 글로벌 경쟁을 할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담대한 과학기술정책을 전개해야 한다”며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리만 잘하면 마치 과학기술정책을 가장 잘 수행한다는 편향된 시각에서부터 벗어나 현재의 75점짜리 과학기술 역량을 어떻게 100점짜리로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토론에서 나선 패널들은 대체로 혁신성장을 위해선 정부가 과학기술 협력과 기술 개발 및 적용의 영역에서 세밀하게 개입하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큰 방향과 우선순위를 정하는 역할에 만족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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