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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표현물 판결에도 '김일성 회고록' 원전대로 국내 출간

김은비 기자I 2021.04.21 23:11:25

지난 1일 민족사랑방 '세기와 더불어' 출간
국가보안법 위반 등 논란 예상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항일무장투쟁사가 담긴 것으로 알려진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원전 그대로 출간돼 논란이 예상된다.

김일성 항일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표지
21일 출판계에 따르면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지난 1일 ‘세기와 더불어 항일회고록 세트’ 8권을 출간했다. 현재 책은 대다수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책은 김일성 주석의 80세 생일인 1992년 북한 노동당 출판사가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형식으로 북한에서 발간한 책이다. 평양 조선노동당 출판사에서 대외선전용으로 발간해, 김 주석의 출생에서부터 1945년 해방 때까지 항일무장투쟁 활동이 담겨있다.

책은 사단법인 남북민간교류협의회 이사장을 지낸 김승균 씨가 대표로 있는 출판사 민족사랑방에서 출간했다. 김씨는 북한 관련 무역 등을 하는 중소기업인 남북교역 주식회사 대표이기도 하다.

민족사랑방은 인터넷 서점 책 소개에 “1945년 8월15일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되는 그날까지 중국 만주벌판과 백두산 밀영을 드나들며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했던 생생한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책은 과거 김일성 미화와 사실관계 오류 등 회고록 내용을 놓고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1990년대 회고록을 출간하려고 한 또 다른 출판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적이 있어 이번 출간을 두고도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1년 대법원은 허가 없이 방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모씨에 대해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그가 소지한 ‘세기와 더불어’와 김일성을 시기별로 우상화한 소설 ‘닻은 올랐다’가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적표현물이란 반국가단체와 그 구성원을 찬양, 고무, 선전하거나 사회질서 혼란 조성을 위해 쓰이는 문서나 그림 기타 표현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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