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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매각 급브레이크…최악 시나리오 닥치나

송승현 기자I 2022.03.28 18:19:09

쌍용차, 에디슨모터스와 M&A 투자계약 해제
에디슨, 지난 25일 인수대금 예치의무 못 지켜
쌍용차, 새 주인 찾아 재매각 추진…카디널 원·인디EV 등 거론
"새 인수 후보자도 자금여력 부족…산은 도움도 기대 어려워"

[이데일리 송승현 김정현 기자]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마법’은 일어나지 않았다. 쌍용자동차(003620)를 인수하려던 에디슨모터스의 야심찬 계획은 끝내 수포로 돌아갔다. 쌍용차는 재매각에 돌입한다는 입장이지만, 또 다른 인수자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인수합병을 위한 투자계약’이 해제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에디슨모터스 측이 투자계약에서 정한 인수대금 예치시한인 지난 25일까지 잔여 인수대금 예치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탓이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인수대금 미납이 계약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서 에디슨모터스 측은 오는 4월 1일로 예정된 관계인 집회를 연기 신청했다. 회생법에 따르면 인수대금 완납은 관계인 집회 영업일 기준 5일 전에 내면 되는데, 집회가 연기되면 예치시한도 연기된다.

하지만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측과의 인수 절차를 끝내기로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 측의 관계인집회 기일 연기요청을 받아들이더라도 연장된 관계인 집회마저 무산될 경우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만 허비해 재매각 추진 등 새로운 회생방안을 모색할 기회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쌍용차는 관계인집회 기일 연장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끝내 인수자금 마련에 발목이 잡혔다. 애초 매출액이 899억원에 불과한 에디슨모터스가 매출 2조 9297억원에 달하는 쌍용차를 인수하려할 때부터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부족한 자금을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통해 메우려 했지만, 컨소시엄을 이룬 사모펀드 키스톤PE와 KCGI 모두 투자에서 손을 떼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쌍용차는 투자계약 해제에 따라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해 재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전보다 신차 출시 및 전동화 전환을 위한 구체화 등 상황이 호전돼 재매각을 자신하지만, 업계의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다.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일 후보자로 기존 입찰에 응했던 카디널 원 모터스(HAAH오토모티브 새 법인)와 인디EV 등이 거론된다. 이들 역시 쌍용차를 인수하기에는 덩치가 작은 업체들이다. 특히 입찰 과정에서 SM그룹 등 다수의 기업이 입찰을 포기한 전례를 살펴볼 때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산업은행 등을 통해 공적자금을 쌍용차에 투입해 회생시키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산은도 관망하는 모양새다. 산은 관계자는 “(회생 가능 여부는) 기본적으로 쌍용차와 인수하려는 회사 간의 문제다”라며 “회생절차 자체를 법원이 주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산은 입장에서는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장 쌍용차 재매각 추진을 위한 첫 단추인 법원이 쌍용차의 손을 들어줄 지도 미지수다. 재매각을 위해선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법정관리 과정에서 법원 조사위원이 쌍용차를 존속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것이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점이다. 당시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9820억원, 계속기업가치는 6200억원으로 조사됐다. 최악의 상황에는 청산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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