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CJ ENM의 SM 인수 '느릿느릿'…왜

김연지 기자I 2021.12.02 22:00:00

CJ ENM, SM 인수 막바지 협상 돌입
사업 방향성 & 글로벌 전략 논의 중
이수만 꿈꾸던 '디즈니 모델' 장착 완료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CJ ENM(035760)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 인수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거래 대상은 이수만 SM 회장 겸 총괄 프로듀서의 보유지분 18.72%로, CJ 측은 해당 인수를 통해 기존 문화·콘텐츠 사업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간 인수·합병(M&A)에 있어 광폭 행보를 보여온 CJ가 이번 SM 인수전에서는 유독 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서야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CJ 측이 연일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관련 계약이 무사히 체결될지 관심이 고조된다.

(사진= 이데일리DB)
2일 투자은행(IB) 및 엔터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SM과 사업 방향성 및 글로벌 전략 등을 함께 논의 중이다. 양사 컨센서스가 맞아 떨어질 경우 이르면 연내 인수 계약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관련 업계에서는 CJ ENM의 SM 인수 계약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서야 진척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은다. 사안에 정통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CJ의 SM 인수 계약이 늦어지는 이유로 이수만 SM 회장의 ‘글로벌 야심’을 꼽으며 “이수만 SM 회장이 가장 바라던 것은 디즈니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국내 기업 외에도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이수만 회장 지분을 인수하려는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이 회장의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안다”며 “결국 K팝의 글로벌화를 택할 것인지, 국내 엔터 업계를 꿰뚫고 있는 CJ와의 시너지를 택할지를 두고 고민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바라던 K팝의 글로벌화를 고려하면 고민할 것 없이 글로벌 기업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이수만 회장은 그간 SM엔터테인먼트를 월트디즈니처럼 진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단순히 앨범과 공연 등으로 수익을 내는 연예인 기획사 구조에서 벗어나 디즈니처럼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K팝 산업을 보다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실제 이수만 회장은 지난해 마블과 협력하면서 “SM은 할리우드 디즈니 제국처럼 팬들에게 이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K팝 음악산업 제국’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제는 이수만 회장의 요구조건을 맞춰줄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 드물다는 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보유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인수사 내 주요 경영진으로서 경영에 일부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해왔다. 글로벌 기업을 선택할 시 이수만 회장이 SM 경영에서 손을 완벽히 떼야 하는 만큼,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엔터 업계 한 관계자는 “SM과 오랜 기간 협력해온 디즈니만 해도 M&A 시 기존 경영진을 완벽히 가지치기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회장은 자신이 꿈꾸는 글로벌 비전을 위해서는 경영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CJ ENM 측과의 시너지 효과를 진지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특히 최근 CJ ENM이 미국 엔데버콘텐트를 9200억원에 인수하면서 (인수 협상) 상황은 보다 나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엔데버콘텐트는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 등을 제작하면서 유명세를 날린 미국의 대형 스튜디오다. 해당 인수로 CJ는 단숨에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평을 받는다.

CJ ENM이 이수만 회장이 꿈꾸던 ‘디즈니식 멀티스튜디오 모델’ 도입에 착수하면서 이번 인수전선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안에 정통한 엔터 업계 한 관계자는 “이수만 회장이 초반에는 ‘글로벌 전략’을 두고 아쉬움을 표하며 고심해왔다”면서도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직접 나서 SM엔터 인수를 주도하고 있는데다 이수만 회장이 꿈꾸던 K엔터의 글로벌화를 추진할 역량을 빠르게 갖춰나가면서 이러한 고민을 덜어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인수 계약이 이뤄질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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