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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vs 8850원`…文정부 마지막 최저임금 결정 `진통`

최정훈 기자I 2021.07.12 18:17:46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노·사 최종안 제출
노동계 1만원- 경영계 8850원 제시…1150원 간극
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 제시 임박…내년 최저임금 가늠좌
12일 밤 혹은 13일 새벽 최저임금 의결 시도 전망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심의가 결정을 코앞에 뒀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각 최종요구안으로 1만원과 8850원을 제시했다. 차이는 1150원으로 큰 상황이라 막판 심의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9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들이 무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태희 사용자위원(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 류기정 사용자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이동호 근로자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 박희은 근로자위원(민주노총 부위원장).(사진=연합뉴스)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3차 수정안이자 최종안으로 각각 1만원과 8850원을 제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720원) 대비 각각 14.7%, 1.4% 인상된 액수다.

먼저 노동계는 노동연구원의 임금상승 전망치(5.5%)와 소득분배 개선치(1.5%), 산입범위 손실보상(7.7%)을 더해 인상률을 산정했다고 전했다. 최초 요구안(1만800원)보다는 800원 낮췄다. 반면 경영계는 문재인 정부의 평균 물가 상승률(1.0%)에 40원을 더했다.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했던 경영계는 130원을 올렸다.

노사가 제출한 최종안의 차이도 1150원으로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재 역할을 담당하는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저임금 심의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9명씩 27명으로 구성되는 최임위 노사가 제출한 요구안의 격차를 좁혀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사가 대립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면 공익위원의 심의 촉진 구간이 사실상 내년도 최저임금을 가늠할 잣대가 된다. 심의 촉진 구간 제시 이후에도 노사 위원의 의견 차이가 크면 9명씩 균형을 이루게 되고 남은 공익위원 9명이 중재하면서 표결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사 양측은 심의 촉진 구간을 확인한 뒤 반발하며 퇴장할 가능성도 있다. 최저임금 인상 억제 기조를 보이면 근로자위원이 퇴장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제8차 전원회의에서 민주노총 측 위원 4명이 경영계의 수정안에 반발해 집단 퇴장하기도 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가능성이 내비치면 사용자 위원이 반발할 수도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강하게 반대해온 소상공인 단체 위원들은 퇴장할 가능성이 있다.

노사 양측의 신경전은 이날 회의의 시작부터 팽팽했다.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경영계를 향해 “차라리 동결안을 한 번 더 내줬으면 (0.2% 인상안에 대한) 허탈감은 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정안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사무총장은 이어 “올해 정부가 전망한 경제 성장률은 4.2%,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라며 “최소한 경제 전망치도 반영하지 않은 사용자위원들의 수정안에 노동자위원들은 허망한 마음을 감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는 고통을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또 오르게 되면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은 서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야 한다는 게 경영계 입장”이라며 “최저임금을 인상했을 때 고용 감소나 자영업자 폐업 등 많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임위는 제9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이날 밤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을 시도할 수 있다. 이날 중 의결을 못 하면 13일 새벽 제10차 전원회의를 열어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계와 경영계 중 어느 한 쪽 위원들이 일부 퇴장하면 대표성의 문제가 생겨 공익위원의 단일안으로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준식 최임위 위원장은 “긴 시간 여러 차례 걸쳐서 노사 양측의 수정안 제출을 요청 드릴 계획”이라며 “27명 모두가 최저임금 결정까지 완주하길 기대하면서 노·사·공익이 손잡고 심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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