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文독재·히틀러 정권"…野, 원색비난에 정권퇴진까지 언급(종합)

송주오 기자I 2020.12.10 16:23:39

본회의장 앞서 상복 퍼포먼스로 '민주당 독재' 강조
공수처법 표결시 본회의장서 항의 구호 외쳐
김종인 "차라리 국회 폐쇄하라"…원색적 비난 거침없어
주호영, 대통령 호칭 생략하고 조기퇴진론 주장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문재인 독재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 같다.”

10일 국회 로텐더홀에는 본회의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국민의힘 의원 중 일부는 상복을 차려입고 로텐더홀에서 항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본회의 시작인 오후 2시가 다가오자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에 도열해 ‘국정농단 민주당을 규탄한다’는 현수막과 함께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항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항의에도 여야의 최대 쟁점법안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처리 저지를 위해 야성(野性)을 끌어올렸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7명으로 구성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의 의결을 기존 6명에서 3분의 2인 5명으로 낮춰 야당의 비토권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공수처장 추천에서 야당의 역할은 사라진 것이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독주에 ‘독재’라는 타이틀을 붙이며 정치적으로 압박을 가했다. 또 대통령이란 호칭도 생략하고 조기퇴진론까지 서슴없이 언급했다. 본회의장에서는 항의 구호로 대국민 여론전도 펼쳤다. 사실상 공수처법 처리 과정에서 숫자의 힘에 밀린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낸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 지도부의 발언도 강경해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 강행처리에 맹비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안전을 위해 공수처 통과에 무리수를 뒀다며 “차라리 국회를 폐쇄하고 계엄령을 선포하라”며 얼굴을 붉혔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완장을 찬 홍위병”이라며 격앙된 심정을 그대로 내비쳤다. 홍위병은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쩌둥 중국 주석의 권력투쟁의 선봉장에 선 준군사조직으로, 중국 전역에서 악명을 떨쳤다.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하명대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재인과 민주당 정권의 대한민국 헌정 파괴와 전체주의 독재국가 전환 시도가 점점 더 극성을 더해가고 있다”며 대통령이란 호칭을 아예 뺐다. 여당의 야당패싱을 묵인하는 문 대통령을 더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앞서 그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시민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정권을 조기에 퇴진하고 폭정을 종식 시켜야 한다’에는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이 없는 것 같다”며 현 정권의 조기퇴진론도 주장했다. 대통령 호칭 삭제와 함께 조기퇴진으로 정부·여당과 날을 세웠다. 특히 이날 자리에서는 “우파들이 모여 덧셈의 정치로 똘똘 뭉치자”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당은 당의 할 일이 있고 시민단체들은 시민단체들의 할 일이 따로 있다”고 선을 그었다.

강민국(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최승재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공수처법 통과 관련 규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공수처법 통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금의 권력자들이 법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괴물 조직이 탄생하게 됐다. 독재천국, 견제지옥의 민주당 천하가 열리는 순간”이라고 한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