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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따상상상'까지 가나

이지현 기자I 2021.03.18 17:20:55

개미 "매도시기 좀 더 기다린다"
유통 가능물량 8.7%만 거래
SK바이오팜 기록 이상 기대

[이데일리 이지현 김윤지 이은정 기자] “10년 후 기업가치 100조원이 목표다. 예방부터 치료사업까지 영위하는 글로벌 바이오 플랫폼 허브가 되겠다.”

18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상장기념식에 참석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이같은 비전을 제시하며 축포를 터뜨렸다.

‘따상’ 성공에 단숨에 시총 28위 직행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백신 개발·생산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주) 대표이사, 박찬중 SK디스커버리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 김영균 상장회사협의회 전무.(사진= 노진환 기자)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시초가가 공모가(6만5000원)의 2배에 형성한 후 장이 열린지 2분 만에 상한가(16만9000원)로 직행해 일명 ‘따상(시초가 공모가의 2배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했다. 공모가에 주식을 확보했다면 평가차익은 1주당 10만40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9725억원이었지만, ‘따상’ 성공으로 12조9285억원으로 늘었다. 상장 첫날 하나금융지주(086790)(12조4751억원)를 제치고 단숨에 시가총액 28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로 올라섰다.

이날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았다. 총 주식 7650만주 중 중 77만주만 거래됐다. 유통 가능물량(889만주)의 8.71%만 거래된 셈이다. 이날 시장에는 640만주에 대한 대기가 쌓였다. 시간 외에도 100만주 가까이 거래 대기가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1~2주씩 손에 쥔 소액주주들이 10만4000원의 수익을 챙기기 보다 하루 더 시장을 지켜보겠다는 쪽으로 기울며 추가 매물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이 정도로 관심이 뜨거울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내부적으로 기대감이나 분위기 좋다”고 전했다.

임직원도 ‘대박’…우리사주 평균 7.8억원

우리사주 및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도 평가차액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9일 이뤄진 공모주 청약에서 우리사주조합에 총 배정물량의 19.57%인 449만400주가 배정됐다. 회사 직원 수는 기간제 236명을 포함해 827명이나 회사 측에 따르면 우리사주 청약에 참여한 조합원은 6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임직원 600명이 청약에 참여했다고 가정하면 1인당 평균 7484주를 배정 받았다. 이날 기준 1주당 평가차익(10만4000원)을 감안한 우리사주 조합원 1인당 평균 평가차익은 7억8000만원 상당이다. 다만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은 1년간 보호예수된다.

안재용 대표이사 등 임원 4명은 2018년 12월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았다. 총 54만6270주다. 청구권 행사가격은 9154원으로 오는 12월 12일부터 2028년 12월 11일까지 행사가능하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특정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로, 행사 가격보다 시세가 높으면 그만큼 차익을 볼 수 있다.

현재가 16만9000원으로 계산하면 임원들이 부여받은 주식매수청구권 평가이익은 총 873억원을 넘어선다. 안 대표와 김훈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등기임원 1명이 175억원, 또 다른 미등기임원 1명이 349억원의 차익을 올릴 수 있다.

SK바이오팜 기록 넘어설까

SK바이오사이언스가 ‘따상’에 성공하자 시장에서는 이젠 카카오게임즈(293490)의 ‘따상상(2연상)’, SK(034730)바이팜의 ‘따상상상(3연상)’ 기록을 넘어서지 않겠느냐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따상상’에 성공하면 1주당 평가차익은 15만4000원(공모가 대비 수익률 237%), ‘따상상상’ 성공 시 21만9500원(338%)으로 늘어난다.

‘따상상’ 이상의 기록이 가능할 거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유통 물량에 있다. 상장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대주주인 SK케미칼(285130) 68.4%와 우리사주조합 5.9%, 공모주 확약 14.1% 등으로 총 88.4%가 15일 이상 유통제한물량으로 묶여 있다.

확약하지 않은 공모주(10.1%)와 우리사주조합(0.1%), 소액주주(1.5%) 등 11.6%만 유통가능하다. 시장에 충분한 매도물량이 나오지 않는다면 연속 상한가는 며칠 더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의 경우 의무보유 확약비중은 81.15%나 됐다. 첫날 거래량은 69만주, 둘째날 거래량도 71만주에 그쳤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처럼 주요지수 편입에 따른 긍정적인 주가 흐름 역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개월 확약 물량이 해제되더라도 유통주식비율이 16%로 낮아 5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정기 변경시 편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는 6월 코스피 200에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5조원 이상을 유지할 경우 편입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롤모델이 되는 글로벌 백신기업 큐어벡, 노바벡스, 바이오엔텍 등의 경우 시총이 약 16조~25조원에 이른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이 임상 2상과 3상 통과후 시장에 출시된다면 이같은 글로벌 백신업체들의 시총 수준으로 주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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