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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촉통 싱가포르 전 총리 “한국-싱가포르, 혁신 밖에 답 없어”

김종호 기자I 2019.05.15 14:03:05

15일 전경련 개최한 특별 대담회 참석해 기조 연설
"두 국가 모두 제조업 한계..중국 등 성장 뚜렷해"
"안정적 기업 환경과 경쟁력 있는 노동력 제공해야"
"미·중 갈등 심화 전망..중견 국가끼리 머리 맞대야"

고촉통(Goh Chok Tong) 싱가포르 전 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특별 대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고촉통(Goh Chok Tong) 싱가포르 전 총리는 15일 “한국과 싱가포르 모두 제조산업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기술 혁신에 전력 투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촉통 총리는 이날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특별 대담회에 참석해 한국과 싱가포르가 직면한 도전 과제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싱가포르는 제조업에서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혔다고 할 수 있다. 이미 특정 제조산업을 중국 등 다른 국가에 빼앗기고 있다”면서 “기술 혁신에 집중하면서도 기업에게 안정적인 기업 환경과 경쟁력 있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촉통 총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혁신에 따른 일자리 재편을 두고 “신규 일자리는 대부분 젊은 층을 위한 일자리”라며 “저임금 일자리 문제 등 소득 불균형이 이미 싱가포르에서 큰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대한 양국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의 해결책은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분야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책정해 소득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고촉통 총리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한국과 싱가포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미중 간 갈등 사이에서 한국과 싱가포르는 중간에 끼어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위력은 앞으로 20년 이상 더 강해지면서 갈등도 커질 전망”이라면서 “보호무역 조치와 세계질서 변화 등 여러 문제를 놓고 우리와 같은 중견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대담회에는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대담회 진행을 맡은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6만달러에 진입해 한국과 소득격차가 2.3배까지 벌어진 싱가포르의 국가발전전략과 흔들리지 않는 정책 시행 등을 적극 배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부회장은 “싱가포르는 2000년대 초 중계 무역 중심 경제구조에서 탈피해 금융과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경제로 전환에 성공한 반면 한국은 잇따른 노동개혁 실패와 기득권층 저항에 따라 산업구조 전환에 실패했다”라면서 “생산기지와 일자리 해외 유출 방지를 위한 노동유연성 제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과 4차 산업혁명 신성장동력 창출 등을 위해 혁신정책을 꾸준히 편 싱가포르를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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