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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코인 개발자, 암호화폐 맹비난…“부자 카르텔이 좌지우지”

성채윤 기자I 2021.07.15 16:52:28

“암호화폐, 수상한 비즈니스 연결망 존재
경제적 약자 대상 금융 착취 일삼는 시스템
대형은행에 대한 공정한 대안 아냐” 지적

잭슨 팔머 도지코인 공동 개발자 (사진=유튜브 캡쳐)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암호화폐 도지코인(DOGE)의 공동 개발자인 잭슨 팔머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암호화폐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암호화폐는 평범한 이들의 금융을 착취해 일부 부자들의 배만 불린다는 것이다.

팔머는 15일 트위터를 통해 “부자들의 카르텔이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통제하고 경제적 약자들의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종종 암호화폐로 돌아올 것인지, 이 주제에 대해 주기적으로 생각을 공유할 것인지 등의 질문을 받는다”면서 “내 답은 진심으로 ‘아니오’다”라고 일축했다.

팔머는 “암호화폐는 본질적으로 조세 회피, 규제 감독 완화, 인위적인 희소성 등을 결합해 암호화폐 지지자들의 부를 확대하기 위해 만든 우파적 초자본주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팬들은 통화의 분산성을 내세우며 대형은행에 대한 공정한 대안이라고 지적하지만 사실 양측은 ‘부자들’이라는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며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부자들의 강력한 카르텔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팔머는 또 “암호화폐 업계가 수상한 비즈니스 연결망과 인플루언서, 유료미디어 등을 이용한 ‘벼락 부자 되기’ 홍보를 통해 재정적으로 절망적이고 순진한 사람들의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팔머는 이같은 금융 착취 시스템이 암호화폐 이전에도 존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암호화폐는 참여하는 평범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산업”이라고 지적했다.

도지코인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팔머와 빌리 마커스가 지난 2013년 인터넷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의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시바견 ‘도지’를 마스코트 삼아 재미로 만든 암호화폐다. 당시 팔머와 마커스는 도지코인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도지코인은 지난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서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자신을 ‘도지 파더’(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지칭하는 등 잇따라 띄우기에 나서면서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드는 암호화폐로 자리잡았다. 지난 7~8개월 동안은 가치가 수백배 상승했다가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팔머와 마커스는 모두 상승 이전에 도지코인을 처분해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커스도 이날 트윗을 통해 “팔머의 주장은 대체로 타당하다. 팔머와 나는 모두 암호화폐의 부정적인 면을 봤다”며 팔머의 주장에 동의하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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