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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국내 프로리그 역사상 최연소 1000킬을 달성할 정도로 실력을 뽐냈던 한화생명e스포츠 LoL 프로팀의 주장이자 6년 차 유명 프로게이머였던 ‘상윤’ 권상윤 선수도 기대 수명에 가까운 만 25세의 나이에 최근 은퇴한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선수 생활 중에도 개인 인터넷 방송을 즐겼던 그는 은퇴 이후로도 활발히 방송 활동을 진행하며 인터넷 방송인으로서의 인생 2막을 시작했다.
5일 한국e스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e스포츠 프로선수들의 숫자는 약 420명. 이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37%의 선수들이 최근 협회가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 은퇴 후 계획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선수 생명이 매우 짧은 편임에도 미래 설계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실정이라는 뜻이다. 1세대 프로게이머들이 은퇴한 이후 30·40대가 되었을 때 보여준 인생 2막의 본보기가 적은데다가 산업적으로도 관련 직업 인프라가 아직 확장 단계이기 때문이다.
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e스포츠 프로선수의 평균 연령은 20.8세이며, 이들의 향후 프로선수 기대 수명은 5.3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연봉은 1억7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액 연봉자가 많지만, 평균 은퇴 예상 나이는 26.1세로 매우 이른 편이다.
협회가 최근 진행한 은퇴 후 계획을 묻는 설문에서는 ‘아직 생각해본 적 없음’이 37.3%로 가장 높았고, ‘개인 인터넷 방송 활동’과 ‘e스포츠 코칭스태프’가 19.6%로 각각 뒤를 이었다. 이밖에 ‘e스포츠와 관련 없는 사업’ 9.8%, ‘e스포츠 해설위원 및 캐스터’ 3.9%, ‘학업’ 3.9%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선수 생명이 매우 짧은 편에 속하지만, 그만큼 선수 생활 당시에 매우 집중해야 하는 만큼 미래 설계에 대해서는 큰 고민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e스포츠가 태동한 지 20년이자 현재 최고 인기 종목인 LoL의 경우에도 이제 막 10년째를 맞이했다는 점에서, 1세대 프로선수들의 본보기나 은퇴 후 인프라가 부족한 점도 한몫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e스포츠 프로선수들은 활동 평균 연령이 어리고, 은퇴시기가 상대적으로 이르며 은퇴 이후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선수가 현역 선수 때는 선수 생활에만 집중하는 편”이라며 “은퇴 선수들이 경험과 역량을 살려 계속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타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방송인, 지도자 등의 직업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협회장은 이어 “협회 차원에서 e스포츠 프로선수들이 자신의 특기를 살리는 직업을 찾거나 학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선수 이후의 삶을 준비 할 수 있도록 지원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앞으로 e스포츠 업계 파트너들과 함께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회를 비롯한 e스포츠 관계자들은 제한적인 은퇴 후 커리어를 확장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가 ‘교육’이라고 입을 모아 강조한다. 여타 스포츠나 실용음악 등 예체능 관련 직업들도 대부분 대학 내 학과가 설립되고, 전문인이 양성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적인 직업 인프라가 넓어진 바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2007년 처음으로 e스포츠학과를 개설한 전남과학대학교를 비롯해 청강문화산업대, 가천대 등이 e스포츠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e스포츠 관련 교육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또 다른 교육 분야로는 선수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 형태로 교육지원청으로부터 e스포츠 교육 목적으로 정식 학원인가를 받은 락스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비롯해 젠지, 담원, 드래곤X등 프로구단에서 운영하는 사설 아카데미가 존재한다. 특히 젠지의 경우에는 최근 미국 켄터키 대학교와 글로벌 e스포츠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크리스 박 젠지 CEO는 “e스포츠가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이러한 현상을 놓치지 말고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측은 “과거에 없었던 e스포츠 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e스포츠 데이터 산업과 교육 분야”라며 “스포츠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가는 것처럼 e스포츠를 배우고, 선수가 되기 위한 교육시설은 e스포츠가 성장함에 따라 함께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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