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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朴대통령 "수색 최선 다하라..명령이다"

피용익 기자I 2014.04.17 20:42:00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여객선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이 머무는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을 찾아 가족들을 위로하고 구조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박 대통령에게 고함을 지르며 항의했다.

박 대통령이 체육관에 들어서자 한 실종자 가족이 울면서 “우리 애가 차가운 데 갇혀있는데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여기를 어디라고 와. 여기 오지 말고 (현장에서) 지휘하라고”라고 고함을 지르는 사람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이 몰려 박 대통령의 입장이 지연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기자들에게 물병을 던지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밤잠을 한숨도 못 주무셨을텐데 얼마나 걱정이 크셨을까요. 뭐라고 위로의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과 인력을 동원해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 어떤 위로도 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깝고 애가 타고 참담하겠지만 구조소식을 기다려주기 바란다”고 위로했다.

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으로 책임질 사람은 엄벌토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승선자 명단 확보와 구조작업 현황판 설치 등의 요구에 대해서도 “가족들이 얼마나 답답하시겠느냐. 잠수하러 내려가서 어떻게 됐는지 자세하게 알려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현장도 최선을 다하지만 가족도 알아야 한다. 애가 타고 미칠 거 같은 이분들에게 알려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변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믿지 않는 반응을 보이자 박 대통령은 “지금 여러분과 얘기한 게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해양수산부 장관, 해양경찰청장 등에 대한 경질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안심시켰다.

박 대통령은 한 실종자 가족이 “사고 생존자들로부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왔다. 살아 있는 사람은 살려야 하니 명령을 좀 내려 달라”고 하자 “현장의 모든 사람들에게 ‘가족들이 얼마나 애가 타겠냐. 그들을 생각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면서 “이게 바로 ‘명령’이다”라고 말했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어떤 여건에서도 잠수부 500명을 투입해 수색을 하고 있다”고 하자 “거짓말 하지 말라”는 고함과 함께 욕설이 곳곳에서 터져나왔고, 박 대통령도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 실종자 가족이 박 대통령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오늘 말씀하신 게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 전화를 달라”고 요구하자 박 대통령은 전화번호를 받아적으면서 “전화를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퇴장할 때도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야유를 보내거나 고함을 질렀다. 일부 학부모는 “내 아이를 살려내라”고 오열하며 통곡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사고의 실종자 가족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방문, 가족들의 호소를 들으며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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