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지주, '정유·건설기계'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기록(종합)

박순엽 기자I 2022.02.07 18:48:27

정유 부문, 정제마진 상승 등으로 최대 영업익 달성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로 기계 부문도 실적 호조
조선 부문은 통상임금 판결 등에 1조원대 적자 기록
“주력 사업 시황 개선세…올해도 호실적 달성할 것”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정유와 건설기계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조선부문에선 지난해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충당금 설정으로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부터 늘어난 수주 물량과 선가 인상에 따른 효과가 올 하반기부터 매출에 반영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지주(267250)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854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8.9% 증가한 28조1587억원,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한 1860억원으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현대중공업지주가 2017년 설립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정유·건설기계 부문 실적 호조…창사 이래 최대 영업익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난해 실적을 이끈 건 정유·건설기계 부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매출액 20조6065억원과 영업이익 1조1424억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재고자산이 늘었고 석유제품 수요도 회복되면서 정제마진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이번에 기록한 영업이익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실적도 호조를 이어가리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 약화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공급 조절로 유가가 강세를 띨 것이란 분석이다. 백신 접종률 확대에 따라 휘발유 등의 석유제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 현대제뉴인에 속한 현대건설기계(267270)는 지난해 매출액이 3조552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영업이익도 1818억원으로 전년 대비 98.5% 증가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지난해 8월 그룹에 편입된 이후 매출액 1조6782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일렉트릭(267260)은 지난해 매출액 1조8060억원과 영업이익 97억원을,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매출액 1조876억원과 영업이익 1130억원을 각각 거뒀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개조(retrofit)와 선박 부품서비스 부문에서의 수주가 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유가·정제마진 상승에 따른 정유 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건설기계 부문의 이익 증가로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 설정 등에도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단위=억원, 연결 기준, 자료=현대중공업지주
조선 부문, 통상임금 판결·강재가 인상 등으로 ‘적자’ 기록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 등 시황 회복세로 건조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4% 늘어난 15조493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통상임금 판결과 상반기 후판 등 강재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1조38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시키는지를 두고 노조와 벌인 소송에서 패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2분기 강재 가격 인상에 따라 8298억원의 손실을 선반영한 한국조선해양은 4분기 해당 판결에 따라 총 6872억원의 충당금을 재차 설정했다.

그러나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수주 목표 대비 52% 초과 달성하는 등 수주량의 증가와 선가 인상에 따른 효과로 올해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점차 개선되리라고 전망했다. 강재 가격도 지난해처럼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으리라고 내다보면서 수익성 위주의 수주로 이익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일회성 비용 반영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결한데다 조선과 정유, 건설기계 등 주력 사업의 시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된다”며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과 시장을 선도하는 친환경기술 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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