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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숨죽인 은행권…檢, 신한은행 본점 압수수색

박일경 기자I 2018.06.11 15:46:01

신한銀 300명 신입채용, 9일까지 필기시험 마쳐
“20일 합격자 발표…일정 차질 없이 준비할 것”
행장 ‘구속’면한 하나銀, 검찰과 치열한 법정공방
국민銀, 이달 고졸행원 채용개시…대졸은 8~9월경
지방은행 신규채용도 8~9월 예상…JB만 하반기 규모 내놔

서울 중구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신한은행)
[이데일리 박일경 전상희 기자] 검찰이 신한금융그룹의 임원 자녀 특혜채용 논란과 관련해 신한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하면서 은행권이 다시 숨죽이고 있다. 지난 1일 법원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한숨 돌리는 분위기였으나 열흘 만에 이뤄진 신한은행 압수수색으로 은행권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 인사부와 감찰실 등 사무실과 당시 인사담당자들의 사무실·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신한은행·카드·캐피탈·생명 등 신한금융 계열사를 한 달간 조사한 결과 모두 22건의 특혜채용 정황을 확인했다며 지난달 11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중 임직원 특혜채용은 총 13건에 달했다. 특히 신한은행이 12건으로 가장 많다.

◇‘촉각’ 곤두선 시중은행…분위기 가라앉아

서울동부지검은 금감원에서 이첩된 신한은행 채용비리 사건을 지난달 15일 형사6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인사기록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서류심사 통과, 면접점수 조작과 같은 의혹을 밝혀줄 핵심 증거물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한은행과 신한생명 등에 제기된 채용비리 의심에 관한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금감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와 종합 검토해 혐의점을 추린 후 조만간 신한금융 관계자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면서 “본점 인사부가 압수수색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절차에는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총 300여명의 신입직원을 선발할 계획인 신한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2주일간 원서접수를 받고 서류심사를 거쳐 지난 9일 필기전형을 완료했다. 지난 2009년 하반기 공채 이후 9년 만에 부활한 신한은행의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는 오는 20일로 예정돼있다.

이날 압수수색으로 또다시 은행권에는 김장감이 감돌고 있다. 하나은행 측은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이후 지난 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을 통해 여전히 관련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는 등 법정공방 중이다. 검찰은 함 행장에게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상태다.

마찬가지로 채용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는 KB국민은행도 바짝 경계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종손녀가 서류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권에 들었다가 2차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4등으로 합격한 것이 특혜채용 의심 사례로 꼽혔다.

그동안 검찰은 지난 3월 윤 회장의 자택과 인사담당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인사팀장 오모씨와 인사관리(HR)총괄 상무 권모씨, 국민은행 전 부행장 이모씨까지 구속했다. 지난달 9일에는 윤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강도 높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대구은행장 취임 연기…‘CEO리스크’에 시계제로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 역시 뒤숭숭하다. 지난 3월 2015년 부산은행 신입행원 채용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당시 담당임원인 강모 BNK저축은행 대표이사가 구속됐고 박모 BNK금융지주 사장은 검찰의 두번째 영장 재청구 끝에 구속되기도 했다.

DGB대구은행은 김경룡 은행장 내정자의 선임을 위해 당초 이달 4일 열기로 한 임시 주주총회를 불과 사흘 앞두고 지난 1일 돌연 일정을 연기했다. 대구은행이 경북 경산시 금고를 유치하면서 담당 공무원 아들을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당시 해당 지역 책임자였던 김 내정자가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아직까지 대구은행은 신임 행장 취임을 위한 임시주총 개최일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각 은행들이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털어내지 못하면서 ‘경영 시계 제로(0)’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부터 특성화고 졸업자(또는 졸업예정자) 대상 고졸 행원 채용을 개시한 국민은행의 경우 대졸 행원 공채는 오는 8~9월경 실시할 계획이다. JB금융그룹은 하반기 신입행원을 전북은행 50명, 광주은행 60명 등 110명 채용한다. 나머지 지방은행은 8~9월이나 돼야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올 초 금감원 채용비리 특별조사 때 광주은행 1건이 적발된 JB금융지주는 당시 인사담당 임원에 대한 자체 징계를 마무리한 경우여서 이번 채용비리 수사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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