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흉부 수술 해놓고 “앗, 이 환자 아닌데?”…황당한 의료사고들

이로원 기자I 2024.04.11 20:03:47

환자 오인해 잘못 수술한 대만 시립병원
병원장 면직 처분, 의료진 5명 징계
홍콩서도 환자 혼동해 女환자 자궁 제거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대만에서 의료진 실수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환자에게 칼을 댄 어처구니없는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의료진 실수로 엉뚱한 환자에게 칼을 댄 혐의로 해당 병원장은 면직 처분됐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11일 야후타이완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이 사고는 대만 가오슝(高雄)시 소재 한 시립병원에서 지난 4일 발생했다.

피해자 황 모 씨는 저혈압으로 입원했고, 흉부 배액 수술(胸腔引流手術)을 예약한 장 모 씨와 같은 병실에 머물고 있었다.

수술 당일 병원 직원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황 씨를 수술실로 보냈고, 의료진 역시 환자 팔에 매달린 이름표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수술을 시작했다.

약을 투여하기 위해 병실의 황 씨를 찾았던 간호사들이 그가 침대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부랴부랴 수술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러나 수술은 중간에 멈춰지지 않았고, 결국 황 씨는 필요하지도 않은 흉부 배액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흉부 배액은 가슴막안에 튜브를 넣고 공기, 액체, 피 등을 빼내는 것을 말한다.

다행스럽게도 황 씨의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황 씨는 고령에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인 데다 수술이 근무 교대 시간과 맞물려 제대로 환자 신원이 확인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의료당국은 이 사고에 대해 엄중한 문책과 함께 철저한 원인 규명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가오슝 시 위생국은 병원에 50만 대만달러(약 2,1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으며 병원장을 면직 처분했다.

해당 병원도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 5명을 징계했다.

왕비성 위생복리부 부부장(차관)은 “당국과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사건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방지책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의료사고는 홍콩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홍콩 위안랑구의 한 공립병원에서는 지난 1월 병원 실수로 50대 여성이 멀쩡한 자궁과 나팔관, 난소 등 생식기관 제거 수술을 받는 황당한 의료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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