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내년 1월 한 번 더 올리고 3.5%에서 멈춘다

최정희 기자I 2022.11.24 18:12:03

한은, 금리 연 3.25%로 0.25%포인트 올려 속도조절 나서
총재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 '최종금리 3.5%' 지지
내년 경제성장률 1.7%로 0.4%p나 하향 조정
물가상승률, 내년 3.6%·내후년 2.5%…2024년에도 목표 상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출처: 한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년 1월 한 번 더 올린 후 연 3.5%에서 금리 인상을 종료할 예정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이 최종금리 ‘3.5%’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을 비롯한 주요국의 빠른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이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반면 물가는 경기가 꺾이는 것에 비해 빠르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내후년까지도 목표치(2%)를 상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내년말 금리 인하 기대를 최대한 차단했다.

(출처: 한국은행)
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3.25%로 결정했다. 호주, 캐나다 등 주요국 한켠에서 번지고 있는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한은도 합류하게 됐다. 기준금리 3.25%는 한은이 생각하는 중립금리(2~3%)를 넘어서 성장세를 억제하는 긴축으로 본격 전환된 것이다. 작년 8월부터 1년 4개월간 금리가 2.57%포인트로 역사상 가장 빠르게 금리를 인상한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석 달 전 전망치를 유지했으나 내년 성장률은 2.1%에서 1.7%로 0.4%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2024년에야 2.3%로 다시 잠재성장률 수준(2%)으로 회복한다. 연말까지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기업어음(PF-ABCP)이 20조~30조원 만기도래하는 가운데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거래가 줄어드는 등 단기금융시장의 유동성 위축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와 금융시장 불안 속에 금통위원들은 최종금리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3.5% 지지자들이 다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본인을 제외하고) 최종금리 3.5%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금통위원은 3명, 3.5%에서 3.75%로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금통위원이 2명, 3.25%에서 멈추자는 금통위원이 1명”이라며 “금융안정 필요성, 성장세 둔화, 고물가 지속,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변화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 등 어느 쪽에 중점을 둘지에 따라 금통위원별로 의견이 달라 유연성을 갖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쉽게 금리 인상을 못 멈추는 것은 물가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5.1%, 3.6%로 0.1%포인트씩 하향 조정해 경기가 꺾이는 것에 비해 물가는 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4년 물가상승률도 2.5%로 목표치(2%)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채권시장에선 내년 말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으나 이 총재는 이러한 기대감을 최대한 억제했다. 한은 전망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1.3%로 고꾸라지지만 하반기에는 2.1%로 잠재 수준을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내년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3.1%로 석 달 전 전망(2.9%)보다 외려 상향 조정됐다.

이 총재는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한 후에 금리 인하에 관해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며 “지금 언제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