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전자 벗어나 7만전자 가나…날개 단 삼성전자

최정희 기자I 2020.11.16 16:12:08

하루 5% 가까이 뛰어 6만6300원 '사상 최고가'
외국인, 이달 들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2.2조 순매수
"급등에 차익실현 가능성"…조정 들어가도 가긴 간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코스피 지수가 단숨에 2500선을 돌파, 사상 최고점(2607.10)까지 고작 70포인트도 채 남지 않게 된 것은 시가총액 1, 2위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의 영향이 가장 크다. 삼성전자는 올라봤자 6만원이란 오명을 벗고 7만원 돌파 기대감이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드디어 연초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4.91% 오른 6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975년 코스피 상장 이후 역대 최고치다. SK하이닉스는 무려 9.25% 오른 9만8000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들어서만 각각 17.1%, 22.7% 급등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를 일으킨 것은 외국인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의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4조8000억원)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2조1000억원), SK하이닉스(7400억원)에 집중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 대한 기대감에 외국인들이 두 종목을 매수하고 있다”며 “원화 강세, 미국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에 한국을 대표하는 메모리 반도체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내년 반도체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서버 교체 수요가 도래하면서 디램, 낸드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45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3%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영업이익 8조5000억원을 거둬 2018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높다.

특히 두 종목은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Untact·접촉하지 않는) 수혜주임에도 다른 종목 대비 주가가 덜 올랐다. SK하이닉스는 13일까지만 해도 연초 대비 주가가 4.7% 하락, 시가총액 10위권 종목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였다. 그러나 이날 주가가 오르면서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이 4.1% 플러스로 돌아섰다.

주가가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까.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최대 8만6000원(하나금융투자), SK하이닉스(하이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를 12만원으로 부른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7~2018년, 2년에 걸쳐 50조원이 훌쩍 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지만 주가는 1년~1년반전부터 바닥을 찍고 오르기 시작해 2017년 11월에 정점을 찍고 정작 2018년 업황 최고기 때는 주가가 하락한 바 있다. 업계에선 2022년까지 실적이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만큼 주가가 과거와 같은 흐름을 보일지 관심이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증가하더라도 2018년의 사상 최고치(삼성전자 58조8900억원)를 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부담이다.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한 만큼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도 높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7만원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어서 중립(Hold)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노근창 리서치센터장은 “하루에 3% 넘게 오르는 것은 부담이지만, 앞으로 9개월, 1년 뒤에도 주가가 좋을 만한 주식이라 계속해서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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