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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업계 ‘兆’ 단위 투자에 배터리 장비업체에 훈풍 부나

박민 기자I 2022.01.05 16:46:14

LG엔솔, IPO로 10조원 확보해 시설 투자
SK온도 최대 5조원 유치해 신규 공장 증설
배터리 장비업체 발주 기대감↑ “수주 늘 듯”
믹싱 장비업체 티에스아이·코터 등 수주 예상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배터리(이차전지) 3개사가 새해 조(兆) 단위 투자에 나서면서 배터리 장비업체의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조원 규모의 투자금 대부분 배터리 공장 증설에 투입되는 만큼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장비 발주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개(IPO, 주식 상장)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주식상장을 통해 11조원 가량의 실탄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9조원을 국내 생산 기지인 오창 공장과 북미·유럽·중국 등 해외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2024년까지 북미 지역에 투자하는 규모만 5조6000억원에 이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완성차업체와 신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2025년까지 북미 지역에서 16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사진=SK온)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 자회사 SK온도 사업을 확장하고자 3조~5조원의 투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SK온은 최근 JP모건과 도이치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SK온은 글로벌 투자자에 투자설명서를 발송하는 등 본격 투자 유치에 돌입했다.

SK온은 투자금 대부분을 미국 조지아 1·2공장과 헝가리 2공장, 중국 옌청 2공장 등 공장 증설과 신규 건설 자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SK온은 총 12조원의 투자 계획 가운데 6조원 가량을 집행했다.

삼성SDI(006400)는 지난해 세계 4위의 완성차기업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을 공식화하고 올해부터 미국 내 연간 생산량 23GWh 규모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는다. 생산공장은 2025년 가동에 들어갈 예정으로 향후 40GWh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랑용 배터리 1GWh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데 700억~100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며 “23GWh라면 2조원 정도가 투입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조’ 단위 투자에 나서면서 배터리 관련 장비 업체의 발주 물량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특히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미뤄왔던 수주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올해는 실적에도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전 공정으로 분류되는 전극제조공정의 장비수주가 우선 진행될 것”이라면서 “믹싱 장비업체 티에스아이와 코터, 롤프레스, 슬리터 장비업체 씨아이에스의 신규 수주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투자와 별개로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798만대로 지난해보다 33% 증가하고 배터리 고용량화가 늘면서 배터리 소재업체들의 수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연구원은 “소재업체는 원재료 가격이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구간에서 실적이 개선된다”며 “최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데다 배터리 공장 증설과 생산량 증가가 지속되고 있어 소재업체들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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