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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인프라 투자 ‘파운드리’ 집중…국내 반도체 생태계에 긍정적
삼성전자가 올 들어 반도체 사업에서 중점 육성하고 분야는 대만 TSMC가 세계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는 파운드리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48.1%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19.1%로 2위에 올라서며 본격적인 추격을 시작했다. 이어 글로벌 파운드리(8.4%), UMC(7.2%), SMIC(4.5%) 등이 3~5위 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상황이다.
이번 발표에서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60조원 중 대부분이 파운드리 신규 라인 건설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선제 투자를 통해 미세공정 기술과 양산 능력 모두에서 TSMC를 뛰어넘는 ‘초(超)격차’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EUV(극자외선) 기술 기반의 5나노(nm·10억분의 1m) 공정을 TSMC와 거의 동시에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또 이달 안에 7나노 제품을 출하하고 올해 내 양산을 목표로 6나노 제품 설계를 완료하는 등 초미세 공정에서 초격차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선 현재 최신 파운드리 생산시설인 화성캠퍼스 S3라인에서 EUV기반 최첨단 공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화성캠퍼스 EUV전용 라인도 연내 완공해 내년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특히 7나노 이하 공정의 핵심인 EUV노광기(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장비) 구입에만 올 한해 4조원 가량을 투자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대규모 파운드리 투자가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국내에서 바로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역량을 우리도 갖게 된다면 GPU(그래픽 처리장치)로 유명한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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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반도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R&D(연구개발) 투자액 73조원은 △모바일AP △차량용 반도체 △5G모뎀칩 △이미지센서 등에 쓰일 전망이다. 이들 시스템 반도체는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을 완성할 핵심 기반 기술들이다. 퀄컴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모바일AP는 스마트폰은 물론 향후 자율주행차에서도 AI와 결합해 두뇌역할을 할 시스템 반도체다. 또 5G모뎀칩은 지연이 전혀 없는 송·수신 환경을 제공해 향후 안전한 자율주행을 가능케 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엑시노스(Exynos)’ 브랜드를 통해 모바일AP와 5G모뎀칩, 차량용 반도체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소니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미지센서는 카메라와 스마트폰 등에 널리 쓰이는 시스템 반도체다. 앞으로 차량용 카메라 모듈 등과 결합해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담당하며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도 삼성전자는 ‘아이소셀(ISOCELL)’ 제품을 통해 차량용 이미지센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장 분야 자회사인 하만(HARMAN)과 합작해 선보인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차세대 자동차 전장 기술)’도 차량 내·외부 기기의 연결성 강화와 차량용 전방 주시 카메라,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실시간 차량 통신 기술 등이 모두 시스템 반도체 기술로 완성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반도체 비전 2030’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는 물론 모든 반도체 사업 영역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인텔의 매출 규모를 메모리를 뺀 시스템 반도체만으로 넘어서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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