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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맞고 싶은데"…잇단 '돌파감염'에 모더나 인기 높아졌지만

조민정 기자I 2021.08.10 18:02:05

모더나 백신 접종, AZ 접종자의 3% 불과
하늘의 별따기 옛말…AZ 잔여백신 남아
8월분 모더나 반토막…방역 당국 비상
"연령 낮춰 AZ 접종 위험 모더나 중심 가야"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백신 개발하는 친구 말로는 모더나가 좋다고 하더라구요… 선택할 수 있으면 모더나 맞고 싶죠.”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델타 변이’로 확산하면서 감염 예방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모더나 백신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그러나 제조사 사정으로 국내에는 당초 예상 물량의 절반 가량만 들어오게 돼 방역당국의 백신 접종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공급 일정이 꼬였다고 하더라도 ‘아스트라제네카(AZ)’ 등 잔여 물량이 있는 백신을 연령대를 낮춰 접종하는 것은 위험하며, 돌파감염 예방에 효과가 더 좋은 백신 쪽으로 접종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모더나 백신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백신 맞을 거면 모더나…아픈 것도 덜하다고”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는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기세를 확장하며 백신 접종자까지 감염시키는 ‘돌파감염’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A경위는 피의자를 서울동부구치소로 이송하던 중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확진 판정을 받아 충격을 줬다. A경위는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로 교차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험군이 밀집한 요양병원에서도 돌파감염이 나타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부산 기장군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 중 4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두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됐다.

두 차례 자가격리를 경험한 한모(27·남)씨는 조금이라도 예방 효과가 확실한 백신을 맞고 싶다고 했다. 한씨는 “백신을 맞을 거면 다들 모더나를 맞으라고 하더라”며 “아무래도 돌파감염 사례가 나오다 보니 모더나로만 2차까지 맞고 싶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화이자를 1차 접종한 안모(25·여)씨는 예약 당시 모더나가 국내에 아예 들어오지 않아 선택권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안씨는 “모더나가 변이 바이러스에도 강하고 통증도 덜하다고 하더라”며 “화이자는 사람에 따라 부작용 차이도 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2차까지 모두 마친 국민은 789만4351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AZ 접종자는 교차접종을 포함해 207만5320명, 화이자 접종자는 교차접종을 제외하고 462만7403명이었다. 모더나 접종자는 6만1857명이다. 다른 백신에 비해 다소 늦은 6월 18일부터 접종을 시작해 AZ 접종자의 3% 수준을 나타냈다.

10일 오전 카카오로 확인한 서울시내 잔여백신 알람이 떠있지만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뿐이다.(사진=조민정 기자)
모더나 공급 ‘절반 이하’ 차질…AZ, 잔여백신 널널

해외에서도 모더나가 델타 변이를 막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이 백신에 대한 수요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의 마요클리닉 헬스시스템 연구진은 9일(현지시간) 모더나의 델타 변이 예방 효과가 76%라고 발표했다. 42%인 화이자에 비해 1.5배 가량 높은 예방률이다.

그러나 최근 모더나사(社)는 백신 생산과 관련해 실험실 문제를 이유로 8월 계획된 850만회분 물량보다 절반 이하가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방역당국은 오는 16일 이후부터 1,2차 접종 간격을 6주로 연장하기로 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화이자를 맞은 안씨는 “물량 차질 소식을 들으면 백신을 제때 접종할 수는 있을지 불안감이 앞선다”며 “백신 접종 간격이 늘어나면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는 공백 기간도 길어져서 조심스럽다”고 우려했다.

백신접종이 가장 늦어진 국가라는 사실이 아쉽다는 신모(55·여)씨는 “늦게 백신을 구매하려고 하다 보니 가격이 비싸진 것도 사실이라 미리 대비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단 백신 접종 마치고 나중에 추가 접종을 하면 되니 일단 어떤 종류든 백신을 맞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백신 1차 접종을 앞두고 모더나에서 화이자로 백신 종류가 바뀌었다는 김모씨는 이번 공급 지연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씨는 “예약할 때도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서 힘들었는데 2차 접종 기간도 6주로 늘어나서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 여론에 방역당국은 AZ 접종 연령대를 50세 이하 하향을 검토하고 있지만 전문가는 백신 부작용을 고려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모더나가 델타 변이에도 예방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고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심근염도 치료가 가능해서 모더나를 선호하는 현상은 자연스럽다고 본다”며 “AZ가 델타 변이에 취약한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Z 접종 연령을 이미 65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낮춘 상황에서 또 다시 낮추는 건 위험하다고 본다”며 “(AZ) 잔여백신이 생기더라도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접종 위주로 가는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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