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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샌드박스’ 대한상의 내 출범..“새로운 민관협력모델”(종합)

김종호 기자I 2020.05.12 17:11:00

세계 첫 시도..“제도 효율성 한층 높아질 전망”
정세균 국무총리·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 참석
출범식 이후에는 정 총리 주재로 현장간담회 열어

대한상의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 (이미지=대한상공회의소)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가 12일 정식 출범했다. 기존 정부부처에서 민간으로 신청창구가 확대됨에 따라 기업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크게 개선돼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효율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대한상의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005930)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005380) 사장, 김성수 국무총리비서실장,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등이 참석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아이들이 뛰노는 모래놀이터(샌드박스)처럼 규제와 상관없이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실험해 볼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영국이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처음 도입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월 17일 정보통신기술(ICT)·산업 분야에서 제도를 도입, 같은 해 4월 금융 분야로 제도 적용을 확대했다.

그간 기업은 규제 샌드박스 신청을 위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ICT) △산업기술진흥원(산업) △핀테크지원센터(금융) △산업기술진흥원·중소기업연구원(지역) 등 각 정부 기관을 찾아야 했다. 이를 두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다소 소극적인 행정이 이뤄진다는 지적이 일자 정부는 지난 1월 대한상의 내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신설해 민간까지 신청창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대한상의가 운영하는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의 경우 지역상의 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접근성과 편의성을 개선, 제도 효율성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적극적인 행정을 통해 선입견 없이 속도감 있는 규제 완화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출범식 이후 공식 업무에 돌입, 접수된 과제를 대상으로 상의 사무국과 변호사로 구성된 전담팀을 투입해 1대1 상담을 제공한다. 각종 신청서 작성은 물론 사업성·기술성에 관한 컨설팅과 법률 자문부터 부처협의와 사후관리까지 제공한다.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약 1억 2000만원의 실증특례비와 1500만원의 책임보험료도 지원한다.

이날 박 회장은 인사말에서 “어려운 환경에도 일을 벌이려는 젊은이가 늘고 있지만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제도로 인해 시도 자체가 막히거나 사업모델이 마름질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샌드박스가 젊은이에게는 최후의 보루로 평가받고 있다. 국회 입법이 무산되거나 소극 행정에 사업이 막히면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 바로 샌드박스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가) 문제점보다는 미래 가능성을 우선 평가해 일을 벌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정부에서는 신속한 심사와 승인 절차를 비롯해서 특례로 검증된 부분은 중대한 위험이 없다면 상시적으로 허용될 수 있게 제도화하는데 힘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총리는 “속도가 생명인 신산업 분야에서 혁신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제도가 바로 샌드박스”라며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새로운 민관협력 모델이라는 또 하나의 혁신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혁신이 모이면 국가의 혁신이 이루어진다. 기업은 혁신을 위해 대한상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대한상의는 기업의 입장에 서서 제도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포스트 코로나의 핵심과제로 규제혁신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출범식 이후에는 정 총리 주재로 참석자 간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기업인들은 대한상의 내 샌드박스 지원센터 설치로 기업 편의성과 접근성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면서 더 많은 기업이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게 법과 제도를 혁신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인용 사장은 “규제 개선을 위한 정부와 대한상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더 많은 혁신제품과 서비스가 쏟아져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이 앞당겨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공영운 사장은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설치로 기업들의 편의성·접근성이 높아져 보다 많은 기업이 혜택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내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 이후 진행한 현장간담회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정세균 국무총리. (사진=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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