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韓디스플레이 소부장 생태계 육성해야 미래시장 선도”

김종호 기자I 2020.08.13 16:16:02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디스플레이 소부장 상생포럼' 개최
"복잡해지는 디스플레이 기술, 소부장 혁신기술 뒷받침돼야"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와 '상생협력 MOU' 체결도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향후 5년은 과거 50년보다 더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다. 디스플레이 대기업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간 긴밀한 협업이 이뤄져야 험난한 파도를 넘을 수 있다.”

강태욱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13일 경기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소부장 상생포럼’에서 한국이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을 지속 선도하기 위해서는 소부장 혁신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디스플레이 소부장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업계 간 상생 네트워크 강화를 목적으로 마련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 등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미래에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업계 협력을 통한 소부장 산업의 기술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첫 발제자로 나선 강 상무는 “롤러블(rollable)과 폴더블(foldable), 스트레쳐블(stretchable) 등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에는 이에 적합한 소부장 기술이 존재해야 한다”며 “폴더블을 예로 들면 몇 번이고 구부리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단순 디스플레이 기술뿐만 아니라 내구성을 갖춘 필름과 접착제 등 수많은 관련 소부장 기술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005930)의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에 나타난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지점에 자국이 남는 문제 등 역시 소재 혁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강 상무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초(超)격차’를 위해 집중 투자 중인 퀀텀닷(QD)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서도 소부장 생태계 조성을 통한 기술 혁신이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효율성부터 신뢰성, 친환경성 등 기술 요구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높다. QD디스플레이도 잉크젯 등 많은 소부장 핵심 기술이 존재해야 한다”면서 “복잡해지는 디스플레이 만큼 소부장 기술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모두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욱 삼성디스플레이 상무가 13일 경기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소부장 상생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종호 기자)
이어 발제를 한 백지호 LG디스플레이(034220) 담당도 “현장에서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검증된 일본 소재와 장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수출규제 사태로 볼 때 결국 상당 부분을 국산화해야 업계가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소부장 혁신은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는 만큼 축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패널 기업은 물론 소부장 업체 모두가 협업해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업계 협력에 더해 정부도 국내 소부장 생태계 조성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 등이 울타리 안에서 함께 어울려야 일본과 경쟁할 기술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영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디스플레이 PD는 디스플레이 소부장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한국을 무섭게 추격 중인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도 자급률 향상에 주력하기 위해 소부장 기업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후방 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진입 장벽이 낮은 국내 소부장 중소·중견 기업이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며 “중국과 경쟁이 가능할 수준에서 우리 정부의 지원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을 주최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 소부장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 기업은 각자 보유한 관련 기술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공유하고 기술 연구·개발(R&D)도 지원해 그 성과가 소부장 중소·중견 기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구상이다.

백지호 LG디스플레이 담당이 13일 경기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소부장 상생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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