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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기계 업체, 中공장은 풀가동·국내 공장은 셧다운 왜?

이연호 기자I 2020.06.01 16:45:23

두산인프라코어·현대건설기계, 국내 생산 공장 5일까지 생산 중단
최대 매출처 中시장, 4월부터 반등…케파 대비 두산 200%, 현대 150% 가동 중
"국내 공장 생산 제품, 대부분 북미·유럽 수출 때문"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이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됨에 따라 케파(capa·생산능력) 대비 2배 가까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정작 국내 시장에선 연이어 생산 중단에 돌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22톤급 중형 굴착기 ‘DX220LC-9C’. 사진=두산인프라코어.
1일 현대건설기계(267270)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날부터 오는 5일까지 닷새 간 울산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 회사 측이 공시를 통해 밝힌 생산 중단 사유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판매시장 변화 따른 조업일정 조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042670) 역시 군산 공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5일까지 총 8일 간, 인천 공장은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이틀 간 생산을 중단한다. 오는 4일은 창립기념일이라 이날은 중단 기간에서 제외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군산 공장에서 중대형 굴착기와 휠로더를, 인천 공장에서 중소형 굴착기와 엔진을 생산한다.

이들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의 국내 공장 생산 중단은 최근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하며 공장을 풀(Full)가동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앞서 지난 1~2월 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침체기를 경험했던 중국 굴착기 시장은 3월 이후 빠른 반등에 나서며 단 4개월 만에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까운 굴착기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공정기계협회(CCMA)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굴착기 시장 전체 판매량은 4만3367 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월 2만6342 대에 비해 약 65% 증가한 수치다. 지난 1~2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이후 지난 3월을 기점으로 V자 반등에 나선 중국 굴착기 시장이 4월에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1~4월 누적 10만4210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1~4월 전체 판매량인 9만5626 대를 초과한 것이다.

국내 업체의 지난 4월 중국 시장 굴착기 판매량을 봐도 두산인프라코어는 3239 대로 전년 동기의 1802 대를 압도했다. 현대건설기계 역시 같은 달 중국 시장에서 1553 대를 판매해 1051 대를 판 지난해 4월의 판매량을 크게 앞질렀다. 중국 시장은 이들 두 업체들의 최대 시장으로 전체 매출 중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33%,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20%대 초반의 매출을 중국에서 올린다.

이에 따라 최근 이들 업체들은 중국 공장 가동률을 크게 올렸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4월 이후 케파 대비 200% 가까이 가동률을 높였고 현대건설기계도 야간과 휴일에도 공장을 돌려 150% 수준까지 가동률을 끌어 올렸다는 설명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중국 옌타이 공장 굴착기 및 휠로더 케파는 2만880 대였다. 지난해 실제 생산 실적은 1만7437 대로 약 84%의 가동률을 보였다. 현대건설기계의 지난해 중국 장쑤공장(강소법인) 굴착기 케파는 1만2000 대였고 실제 6269 대를 생산했다.

하지만 정작 이들 업체들이 최근 연이어 국내 공장의 경우 생산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국내 공장의 생산 제품들이 주로 북미나 유럽 등으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울산 공장의 경우 북미나 유럽,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대부분”이라며 “여전히 이들 지역은 코로나19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까 향후에 발생할 수요를 예측해 거기에 맞춰 생산물량을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도 “특히 군산공장에서는 대부분 북미와 유럽, 신흥시장 등으로 수출하는 장비들을 만든다”고 언급했다.

이들 두 업체 모두 전체 매출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그친다.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지난해 건설기계 제품 전체 매출 2조1367억5400만 원 중 수출에서 전체의 91%인 1조9451억8900만 원을 올렸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지난해 건설기계·엔진 수출액이 3조511억5000만 원으로 내수 매출 6754억2700만 원의 약 5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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