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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터뷰]“듣보잡이 왜?…컨소시엄 꾸려서라도 LCK 들어간다”

노재웅 기자I 2020.06.08 15:44:29

이개성 오즈게이밍 대표 인터뷰
“프랜차이즈 자신 있다”…대기업과 어깨 나란히
‘아마-프로-은퇴’ 연결 e스포츠 생태계 구축 목표

이개성 오즈게이밍 대표. 오즈게이밍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스러운)이 왜?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 있습니다. 저희의 비전을 보고 투자하겠다는 기업도 나오고 있습니다. 컨소시엄을 구축해서라도 LCK 프랜차이즈에 반드시 합류, 프로와 아마추어를 연결하는 인프라를 구축해 e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8일 서울 강남구 오즈게이밍 사옥에서 만난 이개성 옵티멈존이스포츠 대표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기자와 대표의 방문도 모른 채 연습에 몰두 중인 20여명의 구단 소속 선수들을 가리키며 이 대표는 “이 선수들에게 은퇴 후에도 불안하지 않을 수 있는 e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LCK 프랜차이즈 출사표를 던진 각오를 밝혔다.

오즈게이밍이라는 이름으로 게임단을 운영 중인 옵티멈존이스포츠는 최근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리그 LCK 프랜차이즈에 도전을 선언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4월 LCK 프랜차이즈 도입 계획을 발표했고, 100억원을 웃도는 가입비에도 무려 25개 국내·외 기업 및 구단들이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며 경쟁이 뜨거워진 상태다. SK텔레콤(017670)의 e스포츠 전문기업 T1을 비롯해 유수의 1부리그 구단들 사이에서, 이제 막 e스포츠 기지개를 켠 신생 오즈게이밍은 시장과 팬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작은 존재다.

이 대표는 “오즈게이밍은 아마추어 e스포츠와 프로 e스포츠 양쪽 모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게임단으로 오래전부터 e스포츠 기반 수익 사업까지 전개해왔다”며 “아마추어와 프로 e스포츠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소속 프로게이머들에게 은퇴 후 진로까지 책임지는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LCK 프랜차이즈에 참여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가 밝힌 ‘아마추어-프로-은퇴’ e스포츠 선수를 연결하는 e스포츠 인프라 구축의 뿌리는 PC방이다. 삼성전자(005930) 연구원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 대표는 2012년부터 PC방 사업을 전개해 서울에만 11개의 대형 PC방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가 e스포츠를 생활체육으로 키우기 위해 PC방을 ‘e스포츠 시설’로 지정하는 인증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커피하면 스타벅스가 생각나듯이 PC방하면 오즈아레나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게 이 대표의 꿈이다.

이 대표는 “PC방을 운영하면서 지난 4년 동안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WESL 리그)를 개최한 경험이 있다”며 “현재는 정부의 PC방 e스포츠 인증시설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아마추어 대회 노하우를 LCK 프랜차이즈 합류를 통해 라이엇 게임즈와도 연계한다면 프로무대로 진출하기 전 발판 역할로 LoL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PC방과 별개로 프로게임단 최초의 전용 경기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폐쇄를 결정한 넥슨아레나와 비슷한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강남구에 후보지를 선정해 투자기업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LCK 프랜차이즈 심사 이전까지 매듭지을 계획이다.

은퇴 선수들을 위해서도 PC방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선수 이름을 걸고 PC방 점주 역할을 맡기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대회 플랫폼 또는 아카데미 사업과 연계해 일종의 제너럴매니저(GM) 역할을 수행하게 도움을 줄 계획이다.

이 대표는 “선수들이 은퇴 후에 호프집이나 차려야 하나라고 말한다”며 “PC방이 e스포츠 시설로 지정되고, 대회 플랫폼과 사업이 커지면 프로 출신 선수들이야말로 운영자에 가장 적합한 인물들이다. T1이 페이커에게 지분을 주고 구단의 미래 업무를 공유할 수 있게 한 것처럼 저희도 은퇴선수들의 진로까지 책임질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 및 자본 유치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이 대표는 “LCK 프랜차이즈에 합류하면 본격적으로 해외자본이 유입될 것”이라며 “특히 한국과 비슷하게 PC방 문화가 발달한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e스포츠 투어를 할 수도 있다. 오즈게이밍이 한국 PC방과 e스포츠업계를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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