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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엉터리 '클로로퀸' 홍보…美 언론 일제히 비판

황효원 기자I 2020.04.06 16:38:35

NYT·CNN "클로로퀸 약효 증거 없다"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치료를 위해 말라리아 치료제 유사성분 권고한 것에 대해 미국 현지의 비판 여론이 거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AFP)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유사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에 강력한 효과가 있는 치료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과 함께 복용할 것을 추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는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나는 의사가 아니다.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시간이 없다. 잃을 게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CNN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단독으로 사용하든 혼합해 사용하든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믿을만 한 증거가 거의 없고 오히려 메스꺼움, 설사, 구토, 피부 발진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고 효과가 없는 약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 보건 전문가들조차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뉴욕타임즈(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권한 것을 두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전문가의 의견과 과학적 증거를 왜곡해 노골적으로 반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뻔뻔한 의지를 보여주는 두드러진 사례라고 비판했다.

의료계에서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매건 래니 미국 브라운대학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정신질환이나 심장질환자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나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처럼 ‘기적의 치료법’을 광고하는 선출직 공무원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사람들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무차별적으로 이 약을 먹는다면 분명히 무언가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장도 지난달 24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의 치료제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하겠다”며 “복용 후 임상적으로 효과가 나타난 사례가 있지만 그것은 일회성 약효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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