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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보육서비스 확대·`사각지대 아동` 없애…출생부터 성장까지 국가가 책임

이지현 기자I 2019.02.19 16:27:44

출생부터 성장까지 아동보호체계 구축
출생등록제 논의 본격화…의료계 ‘반대’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오는 9월부터 아동수당 수급연령이 6세에서 7세로 확대된다. 어린이집은 매년 550개소씩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1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정책의 방향 및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만 0~18세 미만 아동 인구는 817만명(2018년 기준)이다. 전체 인구의 16%에 에 불과하다.

지난 1980년 1568만명, 전체 인구의 41%에 이르던 것이 매년 출산율 감소로 아동인구 비율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정부는 아동보호체계 공공성 강화 등을 통해 자라는 환경과 관계없이 아동이 동등한 발달성장의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동수당·보육서비스 확대

우선 오는 9월부터 매월 10만원씩 주는 아동수당 대상을 7세(84개월) 미만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9월 처음 도입된 아동수당은 소득 재산 기준에 따라 선별된 만 6세 미만 아동 221만명에 선별지급했다. 대상을 확대하자는 요구가 이어지며 지난 1월부터 만 6세 미만 아동에게 보편지급이 확대된 데 이어 오는 9월부터는 대상연령이 만 7세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앞으로 247만명의 아동이 혜택을 받아 양육비 부담도 약 15% 줄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은 “아동수당 연령 확대, 금액 조정 등과 관련된 다양한 요구가 있다”며 “양육수당, 무상보육 등을 종합한 연계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반복되는 어린이집·유치원 대란을 막기 위해 매년 규모를 늘려나가기로 했다. 지난해 신설된 공공형어린이집은 574개소였다. 당초 목표(450개소)를 초과하자 정부는 공보육 이용 아동 비율 40% 달성 시점을 2021년으로 애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겼다. 이를 위해 2021년까지 매년 국공린 어린이집을 550개소 이상 늘리기로 했다. 오는 9월부터 신설되는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 관리동 어린이집은 국공립으로 운영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기존 민간어린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국공립 장기임차제도도 시행키로 했다.

국공립유치원학급도 692개로 늘리기로 했다. 2022년까지 초등 방과후 돌봄 이용 아동을 현재 33만명에서 53만명까지 확대해 초등학생 10명 중 8명이 방과 후 돌봄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23개소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마을돌봄 사업인 ‘다함께 돌봄’ 사업은 올해 본격적으로 확대해 전국에 150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남성 육아휴직자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 상한을 250만원으로 50만원 인상했다. 이와 함께 1일 1시간 육아기 임금 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가정 양립을 지원키로 했다.

◇사각지대 아동 ‘제로화’

태어날 때부터 아동이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게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우선 정부는 출생 아동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은 아동 출생 1개월 내에 출생 신고를 하도록 규정했다.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거의 처벌하지 않는다. 다만 과태료만 내면된다. 병원도 출산 기록을 공공기관에 제공할 의무가 없다. 정부는 신생아 99%가 병원에서 태어난다고 보고 의료기관이 출생사실을 등록하도록 하는 출생등록제를 추진키로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의사나 조산사 등이 국가기관에 아동 출생 사실을 통보할 의무를 부여하라’고 법무부와 대법원에 권고했지만 시행되지 않았다. 최근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부모 사건 등이 잇따르며 정부는 개선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출생 사실을 불가피하게 숨겨야 하는 경우도 비밀출산제도를 통해 예외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위기 아동을 예측 지원하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도 도입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장기결석 아동, 영유아 검진 미실시 아동, 예방접종 미실시, 아동학대 전력 등 총 41가지 아동 위기정보를 활용해 위기 아동이 파악되면 각 읍면동에 자동 통지돼 아동을 보호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3월 시범 개통 후 12월까지 5만5000여명이 위기예측아동으로 구분됐고 이 중 233명이 복지서비스와 연계돼 관리 받고 있다. 김강립 복지부 실장은 “취약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동 복지예산 ‘껑충’ 업무 느는 의료계 반발도

2013년 우리나라 GDP 대비 아동·가족 지출 비중은 1.3%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4%)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부는 아동 복지예산 확충을 통해 다양한 아동 복지혜택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이해관계자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출생등록제다. 뉴질랜드와 호주는 출산을 담당한 의사가 일주일 내에 담당공무원에게 알려야 하고 독일에서는 의료기관도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신생아 출산을 돕는 의료기관이 출생기록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함진규 의원은 의료인에게 출생증명서 송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는 “의사 의무만 늘리는 과도한 일”이라며 “출생증명서에 오류가 있을 경우 의사가 책임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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