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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만 2조 산 외국인, 삼성전자 말고 뭐 샀나

최정희 기자I 2020.07.30 16:32:16

코스피 매수액 90%는 삼성전자에 집중
올해 내다 판 금액의 절반 가량은 매수
경기민감·성장주 동시 매수..뚜렷한 방향성 없어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번 주 들어서만 코스피 시장에서 2조원 가까운 매수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005930), 삼성전자우(005935) 등을 대거 사들였다.

그 밖의 종목에 대해선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같은 업종 내에서도 매매 방향이 달라졌고 성장주와 경기민감주를 동시에 매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이번 주(27~30일)에만 1조9995억원의 매수세를 기록했다. 24일부터 5거래일 연속 매수세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6900억원 가량 사들였다. 삼성전자우도 900억원 어치 매수했다. 코스피 전체 매수액의 89%를 삼성전자 매수에 쏟아부은 것이다.

그 외에 LG생활건강(051900)(850억원), 포스코(005490)(540억원), 기아차(000270)(400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350억원) 등 경기민감주를 매수했고 네이버(035420)(540억원),카카오(035720)(280억원) 등의 성장주도 사들였다. 삼성SDI(006400)(250억원)도 매수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서도 300억원 가량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스피200 지수 내 종목을 사들이는 코덱스(KODEX)200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해선 570억원 가량의 매수세를 보였다.

같은 업종 내에서도 매매 방향이 달라졌다. 기아차는 매수했으나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에 대해선 지난주 각각 310억원, 780억원을 매도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100억원대 안팎의 매도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은 각각 520억원, 260억원 매도했고 엔씨소프트(036570)도 410억원 팔았다. 한국전력(015760), 대한항공(003490)은 200억원 중후반대의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대규모 매수세를 보이며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대부분 삼성전자를 사들였을 뿐 나머지 종목에 대해선 매매 규모가 미미해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얼마나 더 매수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29일까지만 해도 2900억원 가까이 샀으나 이날은 950억원 규모로 순매수 강도가 약해졌다. 삼성전자 주가도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월 단위로 보면 외국인들은 연초부터 5월 말까지 삼성전자를 7조1000억원 가량 내다팔았다가 6월부터 이날까지 두 달 여간 3조원 넘게 매수했다. 그동안 팔아치운 것의 절반 가량을 사들인 것이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30일 현재 55.98%로 지난달 말 55.0%보다 1%포인트 가까이 상승했으나 지난해 말(57%수준)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편이라 추가 매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언제까지 매수할 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달러 약세 기조로 상대적으로 원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의 이머징마켓 패시브 자금 유입이 강화될 것”이라며 “코스피는 이머징마켓 증시 중에서도 이익 개선이 빠르게 진행돼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다”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컨센서스는 33.2%로 신흥국 12.5%의 두 배 이상이다. 이 연구원은 “일차적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이 수혜를 보고 대형 성장주에 대한 관심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사게 되면 인덱스를 살 것”이라며 “시가총액 상위 전기전자 업종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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