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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외교단 만난 潘 "한반도 번영과 평화에 최선 다할 것"

장영은 기자I 2017.01.20 21:55:39

주한외교단 초청 리셉셥에 참석…첫 공식 외교행사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 활용해 韓에 기여"
정치적 행보 관련성 묻는 질문엔 "기우일 뿐"

[외교부 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은 20일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반도의 번영과 평화, 안보에 소박하게나마 기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0일 서울 한남동 외교부장관 공관에서 열린 주한외교단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 사진공동취재단)
귀국 후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선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열린 주한외교단 초청 귀국 환영 리셉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나의 비전과 유엔이라는 위대한 기구에서 일한 특별한 경험을 활용해 한국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약 13분간의 영어 연설의 대부분을 유엔에서의 경험과 업적에 대해 설명했지만 말미에 가서는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끝을 맺었다.

반 전 총장은 “우리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면서 “내일(한국시간)부터 미국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하고 북한은 더욱 호전적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로부터 시작된 긴장은 여전히 이 지역에 떠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역사적으로 동북아의 교량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교량이 제대로 기능을 하려면 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그 역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스스로 활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튼튼하고 강한 한국은 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한반도와 더 활기차고 영향력 있는 아시아를 만들 수 있다”며 “이 불확실성의 시기에 우리는 앞에 놓인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리셉션이 주한 대사들의 요구로 이뤄진 내부 행사일 뿐이라며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했으나 반 전 총장의 연설 내용은 동북아 정세가 혼란스럽고 외교 현안이 산적한 현 시점에서 전 유엔 사무총장이자 외교부 장관으로서 본인의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리셉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트럼프 신(新) 행정부 출범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으로 한미·한중관계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 “한미관계나 한중관계는 그 자체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상황변화가 있다든가 하더라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관계와 한일관계에서 대해서도 낙관론을 폈다. 대통령 탄핵정국에 따른 외교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되자 그 즉시 박근혜 대통령이 전화를 해서 한미 간에 공고한 외교관계를 확인한 바 있다”고 답했고, 최근 소녀상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일관계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과거를 직시하는 이런 관계에서 미래지향적으로 잘 나갈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친정’ 격인 외교부 주최 행사인 만큼 반 전 총장은 이날 행사에서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연설 서두에서는 자신의 국내 정치행보에 집중된 관심을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귀국 후 초기에 여러분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했다”며 “여러분 중 상당수가 내가 어떻게 지냈으며 앞으로 내가 뭘 한 건지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만, 이날 행사 참석이 그의 정치 행보에 대한 외교부의 지원사격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기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끝내면서 세계 각국과 국내에서 다수의 훈장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 훈장은 저 개인에 대한 것보다는 한국민과 정부가 저를 많이 성원해 주시고 제가 성공적으로 유엔 사무총장을 끝내고 나온 데 대한 것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돌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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