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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발 백신 경쟁에 '화이자·모더나' 몸값 치솟나…韓 소외 우려

함정선 기자I 2021.04.14 17:42:36

얀센 접종 중단에 화이자, 모더나 둔 경쟁 치열 전망
현재까지 백신 도입 AZ와 화이자 181만명 그쳐
모더나 등 미국 내 공급 집중…국내 공급 불투명
수출규제, 타국과 경쟁 등 상황 악화 예상
'집단면역' 멀어지는 상황서 4차 유행 마주할 가능성도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얀센 백신 접종 중단 파장에 코로나19 백신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화이자와 모더나 등 지금까지 큰 문제가 없는 백신은 물량 도입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7900만명분의 백신 선구매 계약을 체결하고도 14일 현재 약 181만명분의 백신밖에 공급받지 못한 상태로 백신 경쟁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극단적인 우려까지 나온다. 게다가 이 상황이 지속되면 11월 전 국민의 70% 접종 목표 달성은 물건너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백신 접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겹치는 최악의 상황을 마주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가 거리두기 격상과 밤 9시 영업제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얀센도 ‘혈전’에 美서 접종중단…얀센 이어 모더나도 국내 공급 차질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3일(현지시간)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얀센 백신 접종자 중 6명이 혈전 증상을 나타냈으며 이 중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증 상태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18~48세의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얀센의 접종 중단은 국내에도 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얀센은 유럽연합(EU)의 출시를 미뤘고, 모더나는 미국 내 1억명분 우선 공급을 이유로 다른 국가에 대한 공급이 1분기씩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얀센과 모더나의 경우 아직 도입 시기조차 결정하지 못한 우리나라로서는 백신 도입이 기약 없는 기다림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얀센발 수급 불안에 화이자·모더나 경쟁 더 치열해져

얀센발 백신 수급 불안은 앞으로 백신 확보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얀센까지 혈전 문제가 생기면서 백신 종류에 따라 선호도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혈전 문제가 나타나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등 ‘바이러스 백터’ 종류의 백신이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부작용 논란이 적은 mRNA 종류의 백신에 대한 선호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은 얀센의 백신 접종을 중단하며 화이자와 모더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미 모더나가 미국 우선 공급을 밝히기도 했지만, 수출규제 등 강제적인 수단이 계속해서 동원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는 화이자와 총 1300만명분, 모더나와 총 2000만명분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수량으로 보면 적지 않은 숫자지만, 정작 국내에 들어온 것은 화이자 150만 도즈(75만명분)가 유일하다.

당국에 따르면 화이자는 2분기(4∼6월)에 300만명분이 들어올 것으로 예정돼 있으며 4월 100만 도즈, 5월 175만 도즈, 6월 325만 도즈 순으로 공급된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도 백신 수급 환경에 따라 언제, 어떻게 급변할지 알 수 없다.

노바백스 공급에 집중 전망…4차 유행 위기에 거리두기 격상 등도 검토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로서는 화이자·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얀센과 플랫폼이 다른 불활성화 백신인 노바백스 공급에 더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바백스는 생산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원재료 수급 불안과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에서의 허가와 승인 등 아직 넘어야 할 관문이 많아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14일 0시 기준으로 엿새 만에 확진자가 700명을 넘어섰고, 수도권에서만 500명 이상 쏟아졌다. 4차 유행이 시작되기 전에 조기에 이를 진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이번 주 상황을 지켜보며 거리두기 격상과 현재 밤 10시인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을 밤 9시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안전과 효능인데 바이러스 백터 백신 종류는 이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 상황”이라며 “접종 데이터가 축적되며 백신 간 우열이 가려지고 있다는 걸 고려해 백신 확보와 수급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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