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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가전부터 차·선박까지 반도체로 전기 생성"

김겨레 기자I 2018.06.20 17:01:50

LG이노텍, 마곡서 '열전 반도체 포럼' 개최
"폐열 재활용해 전기 만들고 물까지 생성"

LG이노텍이 20일 서울 강서구 마곡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전반도체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LG이노텍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LG이노텍(011070)이 친환경 ‘열전(熱電) 반도체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본격 공략한다.

LG이노텍은 20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업계 전문가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전 반도체 테크 포럼’을 개최했다. 열전 반도체는 전기를 공급해 냉각·가열 기능을 구현하고, 온도 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한쪽은 발열, 반대쪽은 냉각한 뒤 온도차를 이용해 전력을 발생시키는 원리다. 컴프레서(압력기)나 열선 없이 냉각·가열이 가능하고, 외부 온도 변화에도 원하는 온도로 제어할 수 있다. 냉장고와 정수기 등 소형가전에 장착하면 크기와 소음을 줄일 수 있다.

지성 LG전자(066570) 책임연구원은 “곧 출시할 ‘협탁 냉장고’에 열전 모듈을 장착해 소음을 줄여 침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향후 술 냉장고나 화장품 냉장고 등 특화 제품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의 열전 반도체 모듈은 LG전자 냉장고와 미국 월풀의 와인 셀러, 독일 도메틱 냉장고 등에 탑재됐다. 이들 제품은 10ℓ~45ℓ대 용량의 소형냉장고다. 자동차 부품에도 열전 모듈이 쓰이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LG이노텍의 열전 모듈을 차량 앞좌석 컵홀더에 장착해 냉·온장 컵홀더를 선보였다.

박진우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컵홀더 주위에 성에가 낄 정도로 성능이 괜찮다”며 “차를 많이 마시는 중국이나 장거리 운전이 많은 북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차량 공조 시스템과 전장부품 냉각 시스템에 열전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차량이나 선박 운행 중 발생하는 폐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재활용한 전기를 다시 사용해 연료를 절감하고 유해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LG이노텍의 설명이다. 박수동 한국전기연구원 열전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열전 반도체 기술로 산업현장의 미활용 열원(熱源)을 재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이 열전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물만드는 화분. 사진=김겨레 기자
열전반도체를 활용해 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농촌진흥청은 열전기술을 활용, 공기 중 습기를 이용한 ‘물 만드는 화분’을 개발했다. 무더운 여름날 차가운 음료가 담긴 컵에 물기가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김재순 농촌진흥청 연구사는 “‘12cm×12cm’ 크기 모듈로 봄가을에는 40cc, 여름에는 70cc의 물을 생성할 수 있었다”며 “화분의 식물을 생장시킬 정도의 충분한 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기 중 습기를 자원으로 인식하고, 열전기술과 태양광 기술을 결합하면 농업용수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LG이노텍은 나노 다결정 소재를 적용한 열전 반도체 개발에 성공해 최근 경북 구미 공장에 소재 생산 라인을 구축, 내년 상반기 제품을 양산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글로벌 열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 7155만달러에서 2020년 6억 2673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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