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해외공장 전면 재가동…부품 수급 리스크 여전

이소현 기자I 2020.05.26 17:47:22

코로나發 셧다운 이후 해외 9개국 18개 공장 재가동
'마지막 셧다운' 기아차 멕시코 공장 생산 재개
미국 조지아공장 부품 수급문제로 일시 가동 중단
해외 브랜드 공장가동률↑..2분기 업체별 경쟁 격화

기아차 멕시코 공장 전경(사진=기아차)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현대·기아차의 해외 9개국 18개 공장이 전면 재가동에 돌입하면서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부품 수급과 직원 감염 리스크 등으로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이날부터 생산 재개를 시작했다. 지난달 6일부터 ‘셧다운’을 지속한지 50여일만이다.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에 있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현대·기아차 글로벌 공장 중 재가동에 들어가지 못했던 마지막 공장이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공장 방역과 직원 안전을 위한 조치를 철저히 하고, 부분적으로 생산을 개시했다”며 “현지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공장 중 멕시코 공장 재가동이 가장 늦게 이뤄진 것은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탓이다. 또 멕시코 정부의 공장 가동 허가 지침도 오락가락했다. 그럼에도 부품 수급 차질을 우려한 미국 업계 및 정부 압박에 멕시코 정부는 자동차를 필수 산업으로 지정해 봉쇄 중에도 당국의 허가를 받은 업체는 6월 1일 전에라도 가동할 근거를 만들었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지난 23일 현지 당국으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멕시코 공장을 끝으로 현대·기아차의 전 해외 공장이 문을 열게 됐지만, 생산능력이 정상화되기까지 난관은 여전하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은 물론 국가별 봉쇄령 지속, 부품 수급 지연, 직원 감염 등의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은 멕시코 공장에서 부품을 공급받는데 수급 문제로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차 인도 공장도 지난 8일부터 가동을 재개했지만, 공장 직원 3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또다시 가동 중단 위기를 겪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접촉자 추적과 자가격리, 소독 등 필요한 조치를 했으며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수요도 지난 1분기 대비 2분기에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돼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우리 완성차업체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 감소에 따라 4월 수출이 36.3% 감소했으며, 5월에도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 및 수요회복 지연 등의 여파로 수출 절벽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해외 공장이 1교대 수준으로 아직 낮은 가동률이지만, 한·중·일 등 동아시아 지역의 공장만 가동했던 4월과 비교해 북미와 유럽, 인도 등에서 정상화를 밟아나가는 단계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해외 주요 자동차 생산국의 브랜드별 공장가동은 지난 19일 기준 83.5%로 전월(4월16일 기준) 28.8% 대비 54.7%포인트 상승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테슬라와 르노가 100%로 가장 높았으며, 도요타 95.0%, 벤츠 92.3%. BMW 90.9%, 혼다 90.5%, FCA 85.7%, 폭스바겐 84.6%, GM 82.1%, PSA 73.9%, 포드 69.0%, 닛산 59.3% 순으로 가동률이 높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주요 브랜드의 공장 가동이 차례대로 정상화되면서 세계 시장에서 업체별 경쟁은 다시 격화될 전망”이라며 “우리 자동차업계도 세계 주요시장 점유율이 소폭 상승한 지난 1분기와 비교해 2분기에 점유율 확대가 한층 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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