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현대중공업지주, 수요예측 ‘흥행’…“현대오일뱅크 IPO 기대”

박정수 기자I 2022.02.21 18:05:38

1000억 모집에 2830억 모집…증액 최대 2000억
조달금리도 성공적…2년물 +10bp, 3년물 +3bp
같은 등급 현대비앤지스틸 3년물 +30bp에 채워
“현대오일뱅크 IPO 앞두고 신용등급 개선 기대”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현대중공업지주(267250)가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모집액 대비 3배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은데다 조달금리도 예상범위 상단에 수요예측이 결정된 다른 발행사와 다르게 크게 낮은 금리 수준에 물량이 몰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신용등급 A-, A0)가 이날 진행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제9-1~2회)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1000억원에 총 2830억원의 기관투자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트랜치별로 보면 2년물 300억원 모집에 1010억원, 3년물 700억원 모집에 1820억원 등 모집액의 3배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이번에 현대중공업지주는 최대 2000억원까지 발행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증액 발행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회사채 시장 투자심리 악화로 모집액 채우기도 빡빡한 상황”이라며 “특히나 현대중공업지주 조달금리 수준을 보면 동일 등급 대비 크게 낮아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실제 조달금리를 보면 같은 등급 발행사 대비 크게 낮은 금리에 주문이 몰렸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년과 3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30bp~+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고, 모집물량은 각각 +10bp, +3bp에 채웠다. 지난 18일 현대중공업지주 회사채 개별민평은 2년물이 3.522%, 3년물이 4.011%다.

이날 함께 수요예측을 진행한 현대비앤지스틸(004560)(A0)의 경우 3년 단일물로 5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총 600억원의 기관투자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고, 모집 물량은 밴드 상단인 +30bp에 모두 채웠다. 현대비앤지스틸도 금리밴드를 -30bp~+30bp를 제시했다. 현대비앤지스틸 개별민평은 3.090%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A등급 중에서도 수요예측 미매각이 빈번하게 나올 정도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신용등급 개선이 기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요예측에서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중공업지주 신용등급은 NICE신용평가가 ‘A0’,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A-’로 평가하고 있다. 등급 전망은 한기평이 ‘안정적’, 한신평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신평은 이번 평가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등급은 현대오일뱅크(AA-, 안정적), 현대중공업(A-, 안정적) 등 그룹 주력사 신용도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잇따른 자회사 지분매각과 IPO를 통해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준 한신평 연구원은 “현대오일뱅크 지분(17%) 매각(2019년 12월, 약 1조3700억원)과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38%) 매각(2021년 2월, 6500억원) 등에 힘입어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2018년 말 2조4600억원에서 2021년 9월 말 1조9700억원으로 감소했다”며 “2022년 중 상장 계획인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시 일부 구주매출이 발생한다면,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오는 3월과 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제1-2회(700억원), 제4-2회(1600억원)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부족한 자금은 현대중공업지주 보유 자체 자금 등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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