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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겨레에 따르면,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지난해부터 푸르밀 본사 부서장들과 직원들은 비용 삭감에 동참했다. 부서장들은 30%씩 기본급을 삭감했고, 직원들은 소정근로시간을 1시간씩 단축해 임금을 반납했다. 지난 1월 신 전 회장은 푸르밀로부터 30억 원의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푸르밀 한 직원은 한겨레에 “직원들이 자구 노력을 하는 동안 퇴직금까지 알뜰히 챙겨 나간 신 회장이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돌리고 있다”며 “내년에 딸이 대학에 입학하는데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법인을 청산하면, 그동안 받아온 영업손실에 따른 법인세 감면 혜택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에 공장 문을 닫아도 폐업은 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돈다”며 “본인들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할 뿐, 직원들을 돌보지 않는 전형적인 ‘악질 오너’가 아니냐”고 토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푸르밀은 2009년부터 2017년 전문경영인 남우식 전 대표 체제에서 꾸준히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8년 신 전 회장 차남인 신동환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전문경영인 체제인 2017년 매출액 2575억 원 영업이익 15억 원가량 기록했던 푸르밀은 신 대표이사 체제에서 매출이 2301억 원으로 급감하고 15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푸르밀은 지난해 124억 원의 영업손실은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선 엘지(LG)생활건강과의 매각협상도 진행됐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한편 신 전 회장은 전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회사를 살릴 방법이 없다. 자산을 매각해서 될 게 아니다”라며 “우유 산업이라는 게 근본적으로 안 되는 상황이다. 특히 3등 회사는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자산을 매각해서 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직원들보다 10배 더 걱정이 많다. 끝까지 (회사를 살릴) 노력은 해 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전날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저희는 인원 충원 요청도 안 했고 인원 축소도 많이 했었다. 임금 삭감까지도 반강제적인 상태였다”며 “회사는 노조나 직원들보다도 더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연구를 안 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