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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유골’ 건네진 국장, 英여왕과 비교돼 "빛바랬다"

김화빈 기자I 2022.09.27 21:30:19

유재순 JP 대표 "日 언론, 아베 국장 손익 계산서 보도할 듯"
국민 60% 이상 국장 반대…추모행렬과 반대 집회 동시에
한덕수, 내일 기시다 총리와 면담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이 27일 엄수됐다. 지난 7월8일 참의원(상원)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받아 사망한 지 약 두 달 반 만이다. 국장 내내 일본 열도는 찬반으로 갈렸고, 지난 19일 열린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과도 비교됐다. 아베 총리 국장에는 G7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불참해 ‘최정상 외빈 참석 제로’라는 불명예 딱지가 붙었다. 국장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응우옌 주석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조문단으로 참석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장(國葬)이 27일 오후 2시 도쿄 소재 일본무도관에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장례위원회 위원장인 후미오 기시다 총리는 “그는 더 살아야 하는 사람이었고, 그를 떠나 보내 슬프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일본의 진정한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행사장 인근 쿠단자카 공원에는 일반 시민을 위한 헌화대가 마련됐다. NHK는 이날 오후 무더운 날씨도 헌화대 조문 대기 행렬이 약 3㎞ 이어졌다고 전했다. 국장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잇따랐다.

일본무도관 인근 공원서 열린 반대 집회 (사진=연합뉴스)
일본 국회 앞에선 일본 시민단체 연합인 ‘아베 전 총리 국장에 반대하는 실행위원회’가 주최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약 1만 5천 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TV도쿄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는 국장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지난 7월 47%에서 60%로 13%포인트 상승했다. 찬성 응답은 33%를 기록했다.

찬반으로 극명히 갈린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대해 유재순 JP 뉴스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이 60% 이상 반대하는 국장이라 피격 직후 애도하던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6천 명의 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보냈지만 4300명만 참석해 빛이 바랬다”며 “G7 국가 정상 중 유일하게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쥐스탱 트뤼도 수상도 3일 전 돌연 조문 참석을 취소해 ‘최정상급 외빈 참석 제로’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의 유골을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전달하는 아키에 여사 (사진=연합뉴스)
유 대표는 “700여 명의 외국조문단 중 101개 국가에선 주일대사가 대신 참석해 조문외교를 외치던 기시다 총리의 입장이 무색해졌다”며 “일본 TV에서도 영국 엘리자베스 국장과 아베 국장을 비교하고 있다. 아베 국장에 대한 정치·외교·경제적 손익을 계산한 명세서가 일본 언론에 보도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일 관계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자기 앞가림도 힘든 상황이다. 더구나 우익 성향 일본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권”이라며 “내일 있을 기시다 총리와 한덕수 국무총리 회담에 대해서도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은 ‘그다지 성과 없을 것’ ‘알맹이 있는 내용은 기대말라’고 직접 얘기했다”고 전했다.

일본 도착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덕민 주일대사 등 관계자와 인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호지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이날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자민당과 통일교의 관계는 아베 전 총리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시대로부터 본격 시작됐다. 반공과 친미라는 노선이 극우 자민당과 일치하게 된 것”이라며 “(통일교가) 한국에서 태어난 종교이기 때문에 혐한적 시각으로 화제가 된 측면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시다는 아베 노선을 계승해 한국이 해결을 확실히 내라는 걸 강조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정상회담을 위해선 강제징용 현금화 문제를 ‘일본이 원하는 방식’으로 한국이 해결해야 한다는 데 상당히 고집부리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 총리는 28일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총리와 면담한다. 한일 정상이 21일 미국 뉴욕에서 약식 회담을 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지는 고위급 회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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