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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前 부총리 “정치·교육 포함 사회 전반 혁신해야”

이명철 기자I 2020.01.09 16:31:22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 조직, 농업 심포지엄 개최
“농업은 혁신과 4차 산업혁명 중심에 서야 할 분야”
“정치, 새로운 정책팀 필요…교육 역량도 키워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미래농업을 위한 유쾌한 반란’ 심포지엄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김동연 전(前)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농업 뿐 아니라 정치와 교육을 포함한 우리 사회 모든 부문을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부총리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aT센터에서 열린 ‘미래 농업을 위한 유쾌한 반란’ 심포지엄에서 ‘세상의 판을 바꾸는 유쾌한 반란’ 기조 강연을 통해 “정치와 교육은 가치의 배분과 전달을 맡아 우리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김 전 부총리가 조직한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과 사단법인 새말새몸짓이 공동 주최했다. 4차산업 혁명으로 모든 산업이 변화하는 가운데 혁신을 통한 농업의 도약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김 전 부총리는 농업이 혁신과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서 함께 가야 할 분야가 아닌 가장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사회 역사에서 공유와 연대의 가치가 가장 적합하게 적용될 곳이 농촌·농업”이라며 “농업은 데이터 분석과 혁신에 의해 만들어질 미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농업은 혁신을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농업 분야 혁신은 더딘 편이다. 김 전 부총리는 “혁신과 4차 산업혁명은 공유경제나 모빌리티 산업 등 많은 곳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하지만 농업은 잘 모르고 있다”며 “우리 농업에서 미래 산업, 생명과학산업을 이룬다면 다른 분야에서도 혁신이 따라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전 부총리는 경제나 농업 뿐 아니라 다른 분야, 특히 정치와 교육의 변화를 주장했다. 그는 “지금이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이제까지 해왔던 대처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가장 많은 혁신이 일어나는 정치와 교육 분야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 분야의 경우 소설 ‘걸리버 여행기’를 예로 들며 현재 국내 정치 분야의 불협화음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소설에 나온 소인국에서 여당과 야당은 구두 뒤축의 높이를 갖고 피터지게 싸웠다”며 “중세 유럽의 정치 상황을 풍자하는 것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논쟁거리와 수준을 풍자하는 말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총리는 정치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목적과 사회적 타협, 사회·국가 역량의 필요성을 들었다. 그는 “배가 항해하는데 어디로 갈 것인지, 탄 사람들은 의견을 같이 하는지, 배를 안전하게 가는데 역량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한국 정치를 깰 새로운 정책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시 준비생이 몰리는 한국과 벤처 창업촌이 북적거리는 중국을 비교하며 교육의 혁신도 주문했다. 김 전 부총리는 “한국의 대학 졸업생은 한해 55만명 나오는데 공시 준비생이 30만명인 반면 중국은 졸업생 750만명 중 350만~400만명이 벤처를 준비하는 열린 사회가 되고 있다”며 “젊은 학생들이 미래에 어떻게 훌륭한 사람 될 수 있을까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전 부총리는 사회 혁신을 위한 사단법인의 향후 실천 방향으로 △구멍뒤주 △킹 핀(King Pin) △차차차(Chachacha) 3개의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그는 “구멍뒤주는 옛날 마을에서 여유로운 사람은 뒷구멍에 쌀을 넣고 앞구멍에서 어려운 사람들이 쌀을 가져가는 것”이라며 “포용의 가치 실현을 위해 사회 곳곳에 쌀 뿐 아니라 돈, 재능, 시간, 아이디어 등의 구멍뒤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소개했다.

킹 핀 프로그램은 학벌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노력이나 능력으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놓는 프로그램이다. 차차차는 도전(Challenge)을 겁내지 않고 변화(Change)를 이끌며 기회(Chance)를 만드는 혁신 프로그램이다. 김 전 부총리는 “혁신은 아무도 가지 않지만 나중에 따라올 길”이라며 “농업은 물론 정치와 교육을 포함한 우리 사회 모든 부문 바꾸고 도전하는 시도를 시작하자”고 당부했다.

김 전 부총리의 기조강연 후에는 새말새몸짓 이사장인 최진석 서강대 교수가 ‘상상과 은유 그리고 농업’ 강연을 통해 철학적 가치를 접목한 농업 분야 방향성을 소개했다. 이어 민승규 국립한경대 석좌교수가 ‘소농의 경쟁력 연(連)·개(開)·소(小)·문(紋)’을 주제로 발표했다. 주제발표를 마치고 이상엽 동동바구농장 이사장, 조진형 아이오크롭스(ioCrops) 대표, 박성원 다비육종 차장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농업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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