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책임론 강화·보수야당 설득..투트랙 쓰는 與

조진영 기자I 2017.07.10 16:56:54

10일, 국회 예결특위 일자리추경안 상정
야3당 불참으로 회의 진행 못하고 정회
바른정당 설득나선 與..캐스팅보트 바뀔까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국민의당 의원들이 불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국회가 다시 공전하면서 정부의 일자리 추경안 처리가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추경안 심사를 위해 손을 잡았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제보조작사건’을 두고 더욱 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은 추경 불발시 국민의당 책임론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보수야당 설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결위 문 열어놓고 野 압박하는 與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에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을 상정했다. 회의에는 예결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윤소하(정의당), 서영교(무소속) 의원이 참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이 참석했지만 보수야당의 불참으로 정상 진행되지 못했다. 백재현 예결위원장은 “정책질의에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여야 간사 간 합의해달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당초 민주당은 국민의당의 협조를 얻어 예결위에서 추경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지난 6일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문제삼아 국회 일정을 보이콧한 상태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도 “미애 대표가 사실상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국민의당은 ‘박지원 책임 회피는 머리자르기’라는 추 대표 발언 이후 추 자(字)가 들어간 것은 모두 안된다’며 추경안 불가 입장을 내고 있다.

여당은 이에 맞서 선심의 후의결을 제안했다. 예결위 추경심사가 물리적으로 5~7일 가량 소요되는만큼 일단 심사를 하고 야당이 원하는대로 정치적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의결을 거부해도 좋다는 의미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추경을 저지하는 것은 정쟁을 위해 민생을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 불발시 국민의당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홍준표·이혜훈 만나 추경 설득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를 찾아 홍준표 대표와 추경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는 보수야당 설득에 집중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결위 회의 참석 전후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연달아 만났다. 김 부총리는 “새로 취임하신 분들이라 인사차 들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대표가 취임 이후 ‘정치적인 이유로 정부의 발목을 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온만큼 비교적 ‘약한 고리’를 공략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총리는 “홍 대표가 추경에 대해 좋게 얘기를 해주셨다. 같이 검토해보겠다고 조언해주셨다”고 전했다. 이 대표 역시 “추경안의 모든 항목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수정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다소 명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제가 김상곤 교육부총리 임명 하나만 반대해왔는데 청와대가 이를 단행하면서 의원들을 설득할 명분이 없어졌다”며 “조대엽(노동부) 송영무(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반대를 정부 여당이 받아들여야 물꼬를 틀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4당 원내대표 회동 전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를 찾았다. 주 원내대표가 바른정당 설득에 집중하는 이유는 유사시 의결처리할 의석수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예결위는 국회 선진화법 대상이 아닌만큼 총원(50명)의 절반(25명)만 확보하면 의결할 수 있다. 현재 예결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20명이다. 여기에 추경에 찬성하는 윤소하(정의당) 의원과 서영교(무소속) 의원을 합하면 22명이 확보된 상태다. 정치적 부담은 있지만 예결위 소속 바른정당 의원 3명이 참여한다면 유사시 추경안 예결위 처리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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