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퇴사했다"...출시 이모티콘만 76개, 김나무 작가를 만나다

김지혜 기자I 2023.04.12 17:42:29

데뷔작부터 '대박' 냈다... 독특한 아이디어가 통해
"원래는 평범한 회사인... 자유롭게 아이디어 내고 싶었다"
이모티콘 작가, 장소+시간 제약 無... MZ세대에 인기

김나무 작가. (사진=유튜브 '스냅타임')


MZ세대들 사이에서는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질 때 '잘 가~'라는 말 보다 '카톡해~'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MZ세대들은 귀여운 캐릭터 이모티콘으로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전달하기도 하는데 이처럼 카카오톡을 통한 이모티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이모티콘 작가’가 하나의 직업으로 탄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월평균 3000만 명이 이모티콘을 쓰고 하루 평균 이용은 6000만 건이며 현재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이모티콘 작가는 약 1만 명으로 집계된다.

‘이모티콘 작가’는 직업 특성상 시간과 장소를 제약받지 않고 어디에서나 일을 할 수 있다. 또한 한 번 이모티콘이 승인되면 연금처럼 수입이 꾸준하게 들어온다는 장점으로 MZ세대들에게 선망의 직업이 됐다. 그래서 이번 스냅타임은 귀여운 캐릭터와 독창성 있는 아이디어로 데뷔작부터 '대박'이 터진 7년 차 이모티콘 작가 김나무 씨를 만났다.

왼쪽부터 김나무 작가의 작업 중인 모습. 옆에는 그의 데뷔작 '목이 길어 슬픈 짐승' 이모티콘이다. (사진=김나무)


김 작가의 대표작으로 '목이 길어 슬픈 짐승', '댜갸 타당해 시리즈', '얘기눙 귀여워옹 시리즈'가 있다. 데뷔작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은 이모티콘 3개를 채팅방에 연속으로 보내야만 하나의 동물이모티콘으로 완성되는 유니크한 작품이다.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이 카카오톡에 출시된 당시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수많은 글들이 올라와 홍보효과를 이뤘고 그렇게 김나무 작가는 첫 작품부터 대박이 터졌다.

김 작가는 “원래부터 이모티콘 작가가 꿈이었냐”는 질문에 “이모티콘 작가가 되기 전에는 화장품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회사 생활을 3년 정도 했지만 막내이다 보니 아이디어를 낼 때도 눈치가 많이 보였다”면서 “나도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퇴사를 했다”라고 밝혔다.

홧김에 한 퇴사가 김나무 작가를 스타덤에 오르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김 작가는 “퇴사 후 친구가 '너는 아이디어가 좋으니까 이모티콘을 직접 만들어봐라'며 카카오톡 이모티콘 작가에 대해 알려줬다"면서 "친구의 말에 용기를 얻은 저는 카카오톡에 이모티콘을 출시했고 5번의 시도 끝에 승인을 받았다. 그게 데뷔작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이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작가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7년 차 배테랑 김 나무 작가도 매번 승인에 대한 고민 많다고밝혔다. 김 작가는 “카카오톡에 이모티콘을 제안하면 다 출시가 되는 게 아니라 심사를 걸치쳐 승인 받을 수 있는 절차가 있다”며 “사실 저도 승인받은 이모티콘 보다 미승인 받은 이모티콘이 훨씬 많아요”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미승인에 대한 불안감, 또한 미승인이 계속 되다보면 언젠가 수입이 끊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김 나무 작가의 비결은 '무서운 이야기'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무서운 이야기를 꼭 듣는다. 저는 작업을 주로 집에서 하는 편이기 때문에 항상 자극이 필요하다.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면 자극도 되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결말이 궁금해서 계속 엉덩이를 붙이고 작업을 하다 보니까 자연스레 일의 능률도 올라가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생각이 난다”

김나무 작가의 실제 작업실. (사진=김나무)




여러 가지의 장점에서 봤을 때 '이모티콘 작가'는 상당히 매력적인 직업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에 승인을 받지 못하면 수입이 끊길 수 있다는 불안감과 매번 창의적인 아이템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나무 작가는 현재 카카오톡 이외에도 커플 메신저 앱 '비트윈', '로지큐 마켓', '라인'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도 이모티콘을 출시한 상태다. 이모티콘은 한 번 만들면 다른 플랫폼에서도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꾸준한 수입원을 만들어내는 것이 김 작가의 꿀팁이다.

그렇다면 카카오톡 이모티콘만 봤을 때 수입은 어느 정도 일까. 김 작가는 “현재 카카오톡에서만 76개의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면서 “수입은 예전에 회사 다닐 때보다는 확실히 많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부 다 알릴 수는 없지만 일반 직장인 평균 월급보다는 많은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모티콘 작가 특성상 매번 들어오는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평균값을 내기 어렵다는 게 김 작가의 의견이다.

떠오르고 있는 이모티콘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무엇일까. 미래의 청년 작가들에게 김나무 작가가 전하고 싶은 키워드는 '진심'이다. 김 작가는 “내가 이 일에 대해서 얼마만큼 진심인가 이 마음이 되게 중요한 것 같다” 면서 “일에 대해 진심일수록 더 생각하고 더 움직이게 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이모티콘 작가를 지망하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면 내가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진심으로 하고 싶은지 자신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한번쯤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돈을 좇아서 이모티콘 작가를 하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면서 내가 만들고 싶은 이모티콘을 만드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김나무 작가의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영상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