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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업계, 코로나 불황을 극복하는 3가지 전략

장영은 기자I 2020.06.01 16:35:15

코로나19로 스마트폰 업계도 혹독한 불황기
중저가폰 출시에 컬러·복고마케팅으로 소비자 공략
"하반기 수요 회복되겠지만 가격 민감도는 여전할 듯"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전 산업계가 코로나19가 촉발한 ‘불황의 고개’를 힘겹게 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업계 역시 다양한 전략으로 소비 심리를 공략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이전에 비해 스마트폰 시장에 뚜렷하게 나타난 트렌드를 살펴보면 △중저가 △컬러마케팅 △복고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A51은 1분기 삼성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다. 지난해 연말 베트남에서 4G 모델로 처음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지난달 5G 전용 모델로 출시됐다. (사진= 삼성전자)


중저가폰 출시 봇물…30만~50만원대 스마트폰 전면에

최근 몇 달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저가 스마트폰이 전면으로 부상한 점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중저가 라인업을 가지고 있고 플래그십(전략)이라고 하는 프리미엄 제품에 비해 판매량도 많은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통상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최신 기술력의 높은 사양을 탑재한 프리미엄 제품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시아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경제활동에 직접적인 타격이 오고 소비심리가 침체되면서 소비재에 대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것이다.

우선 삼성전자(005930)는 지난달 중저가 라인 ‘갤럭시A’ 시리즈 3종을 연달아 국내에 출시했다. 4G 전용모델인 ‘갤럭시A31’(37만4000원)을 시작으로, 보급형 5G폰인 ‘갤럭시A51’(57만2000원), 5G 지원에 세계 최초 양자보안폰인 ‘갤럭시A 퀀텀’(64만9000원)까지 선보이며 파상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애플이 4년 만에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인 2세대 ‘아이폰SE’(399달러·국내가격은 55만원)는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코웬은 애플이 2분기에 3000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할 것이며, 이 중 77%가 아이폰SE일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066570)도 지난 2월 30만원대 ‘Q51’(31만9000원)에 이어 석달만에 ‘Q61’(36만9600원)을 출시하며 중저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갤럭시Z 플립 미러골드 색상과 LG벨벳 핑크 색상. (사진= 삼성전자, LG유플러스 블로그)


차별화된 색상으로 신제품 효과…톡톡 튀는 컬러 마케팅

신제품 출시 이후 시차를 두고 새로운 색상을 선보이는 ‘컬러 마케팅’도 대표적인 불황기 전략이다. 기존 제품의 유명세에 기댈 수 있어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면서 신제품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식음료 업계에서 ‘스테디 셀러’ 제품에 유행하는 디자인이나 맛을 적용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는 것과도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출시한 새로운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 골드 색상을 지난달 국내에 출시했다. 블랙과 골드 색상을 출시한 지 약 석달만에 새로운 색상을 추가로 선보인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4월 15일 출시한 플래그십폰 ‘LG벨벳’의 이동통신사 특화 색상을 오는 5일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017670)은 블루, KT(030200)는 레드, LG유플러스(032640)는 핑크를 전용 색상으로 택했다.

2세대 아이폰SE는 최신형 칩셋 A13바이오닉이 탑재돼 전작에 비해 성능은 향상됐지만, 4.7인치 디스플레이와 홈버튼 등 외관만큼은 구형 모델을 연상시킨다. (사진= 애플)


소비자들에 친숙하게 다가가는 복고 감성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들이 인기도 눈길을 끈다. 새로운 아이폰SE와 갤럭시Z 플립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아이폰SE는 구형 아이폰8과 스마트폰 보호 케이스가 호환이 될 정도로 외형상으로는 거의 똑같다. 노치가 아닌 두꺼운 베젤이 아래위로 자리잡고 있고 물리 홈버튼도 부활했다. 최신 스마트폰 디자인과는 동 떨어지지만, 실구매자들은 저렴한 가격보다 예쁜 디자인을 구매 이유로 들었다.

갤럭시Z 플립은 스마트폰 업게에선 최신 기술의 정점인 폴더블폰이지만, 과거 플립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상하로 접고 펼 수 있는 갤럭시Z 플립은 과거 폴더폰을 연상케 하면서도 대화면 스마트폰의 사용성을 갖추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매력이 있는 3040세대는 물론 의외로 중장년층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LG전자는 하반기에 가로로 눕힐 수 있는 ‘세컨드 스크린’이 적용된 플래그십폰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는데, 과거 2004년 삼성에서 출시한 애니콜 ‘가로 본능’을 연상시키는 외형이다.

한편,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수요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저가폰과 매스(대중)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하반기에 새롭게 선보일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가격을 전작에 비해 낮게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4월에 정점을 지났을 것”이라며 “향후 보급형폰을 중심으로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조짐도 감지된다”고 예상했다.

코드명 ‘윙’으로 알려진 LG전자의 하반기 플래그십 신작은 애니콜 ‘가로본능’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사진은 랜더링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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