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호악재 속 방향성 탐색…“낙폭과대 IT株 주목”

박정수 기자I 2021.05.17 18:39:15

상승 출발 코스피 결국 3130선에 마감
개인 사자에도 외국인 매물에 역부족
FOMC 의사록 공개 등 이번주 단기 추세 결정
낙폭과대 IT주 저가 매수 전략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인플레이션 불안심리가 다소 진정되면서 낙폭을 회복한 코스피 지수가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방향성 탐색 구간에 돌입했다. 미국 증시 강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는 대만 증시 폭락에 하락세로 전환, 장중에는 영국이 코로나 봉쇄 정책을 일부 완화한다는 소식에 낙폭을 줄이며 방향성 탐색 구간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호재와 악재 속에서 단기 추세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 당분간은 낙폭과대 IT주를 중심으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호재와 악재 속 방향성 탐색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0포인트(-0.60%) 내린 3134.5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163.21로 전 거래일보다(3153.32) 상승 출발했고 장중에는 3170선까지 회복하기도 했다. 다만 장중에는 1% 가까이 떨어지며 3120선까지 밀렸다가 3130선에 하락 마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 강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지만 대만 증시가 한때 3% 넘게 급락하는 등 코로나19 이슈가 확산되자 하락 전환했다”며 “다만 중국 인민은행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100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하자 중국 증시가 강세를 보인 데 힘입어 낙폭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장중 4%대 낙폭을 보였고 전 거래일보다 473.20포인트(2.99%) 떨어진 1만5353.89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7274억어치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외국인은 6000억원 이상 매물을 내놓으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도 1436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서 연구원은 “여전히 시장은 대만과 일본 주식시장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경기 회복 지연 우려가 높아 외국인의 매물 출회가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장 마감을 앞두고 영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일부 완화 발표와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감소 추세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단기 추세 결정…“낙폭과대 IT株 주목”

전문가들은 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단기 추세를 결정할 것이라 전망한다. 지난주 막판에 반등을 주도한 기존 주도주들이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인지, 낙폭과대에 의한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와 3월 저점(9일) 이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기존 주도주와 주도업종(인터넷, 2차 전지, 반도체, 자동차)의 상대적 매력이 재평가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통화정책 안도감에 채권금리 하향안정세가 가시화되고, 반도체와 백신 관련 미국과 협력관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7일 클라리다(비둘기파)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19일 카플란(비둘기파) 댈러스 연준 총재와 블러드(매파)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의 연설에 이어 20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가 예정돼 있다.

이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압력에 대한 우려를 제어하는 가운데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재차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스탠스를 재확인하는데 그칠 수 있지만, 조기 긴축 우려에 흔들렸던 시장에는 안도감을 주고 채권금리 하향 안정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고 진단했다.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 협력 회의도 20일에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와 TSMC를 포함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참여해 반도체 공급망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21일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반도체 투자와 코로나19 백신 협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 기업의 투자와 미국의 백신 생산 협력 등이 나온다면 한국 반도체, 제약·바이오는 물론, 자동차 업종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실적 개선에도 부진했던 기존 주도주들의 주가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IT 종목 중에서도 과도하게 주가가 하락한 종목의 저가매수 전략을 고려해볼만 하다는 조언이다. 또 지난 주말에 보도된 미국 상원의원들의 초당적 반도체 지원 법안(520억달러) 추진은 미국과 대만 반도체 고객사와 접점이 늘어난 장비, 소재주에 긍정적 이벤트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전기전자 업종은 대형주와 중소형주 모두 시장을 하회했다”며 “이 과정에서 연초 이후 주가 수익률 하락으로 반전한 업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삼성전기(009150)는 주가가 지난주 9.6% 하락하며, 연초 이후 주가 수익률이 -7.6%로 하락 반전했다. 이날도 삼성전기 주가는 보합으로 마감됐다. 이에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기를 비롯해 중소형주 중에 심텍(222800)서울반도체(046890)를 추천했다.

김 연구원은 “웨이퍼 투입 이후 반도체 칩 출하까지 8~10주를 감안하면 5월 말에서 6월 초부터는 현재의 극심한 공급 부족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당 이슈가 IT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