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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 결혼미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27일 영상메시지를 통해 “미래통합당은 결혼미래당의 당색인 핑크색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결혼미래당은 결혼정보회사 선우를 설립한 이 대표가 한국의 낮은 결혼율과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창당에 나서, 지난달 10일 창준위 등록을 마쳤다.
결혼미래당은 통합당보다 앞서 분홍색을 당색으로 써왔기 때문에 당색 사용에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결혼미래당은 결혼과 가정의 가치를 추구하며, 그래서 사랑, 행복, 안정을 나타내는 핑크색을 당색으로 채택해서 사용하고 있다”며 “그런데 뒤늦게 미래통합당이 핑크색을 사용하면서 결혼미래당이 쌓아온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지난달 17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 위한 전진4.0(전진당)과 합당해 출범하면서 분홍색인 ‘해피 핑크’를 상징색으로 선택했다. 통합당은 그러면서 “국민 행복을 추구하는 상징색”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통합당 의원들은 단체 ‘해피 핑크’ 점퍼를 맞춰입는 것은 물론 넥타이, 머플러 등도 분홍색으로 둘러메며 당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결혼미래당은 내달 5일까지 통합당이 당색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낸다는 방침이다. 통합당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찬형 통합당 홍보본부장은 “통합당의 ‘해피 핑크’는 팬톤의 191C 컬러인데 결혼미래당의 당색이 오히려 이것과 같은 색인지를 되묻고 싶다”며 “분홍색만 해도 100여종이 되는데 이것을 다 똑같다고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소수정당과 거대정당간 당색을 놓고 둘러싼 갈등은 이번 총선 국면에서만 벌써 두번째다. 지난달 23일 안철수 대표가 창당한 국민의당이 ‘오렌지색’을 당색으로 선택하자 주황색을 당색으로 사용해온 민중당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당은 그러나 ‘오렌지색과 주황색은 다르다’며 이를 관철했다.
다만 당정법 개정 없이는 앞으로도 이같은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정당법이 ‘창당준비위원회 및 정당의 명칭은 이미 신고된 창당준비위원회 및 등록된 정당이 사용중인 명칭과 뚜렷이 구별되어야 한다’(41조 3항)고 당명 사용권리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당색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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