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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 팔도 맛기행단의 미션이죠”

이윤화 기자I 2019.02.01 13:57:21

이경화 아워홈 FS사업부 메뉴 R&D 팀장 인터뷰
아워홈만의 메뉴 개발 노하우로 가성비·가심비 충족
전남부터 제주까지, 6시즌 동안 총 40여개 메뉴 개발
추어탕·장어탕 등 인기 메뉴는 HMR 제품으로 출시도

이경화 아워홈 FS(급식)사업부 메뉴 R&D 팀장.(사진=아워홈)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학교나 회사 식당에서 제철 식재료로 만든 전국 팔도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어떨까? 아워홈이 2017년 10월 처음 선보인 ‘팔도 맛기행단’이 ‘급식은 맛없다’라는 고정관념을 바꾸고 있다. 팔도맛기행단은 아워홈 연구개발(R&D) 및 상품기획자, 마케팅 담당자 등이 주축으로, 전국을 직접 찾아다니며 현지 식재료와 조리법을 활용해 메뉴를 개발한다. 전담영양사가 짠 식단이 일반적인 B2B(기업간거래) 급식사업에서 계절별 신메뉴 개발을 위해 전담 R&D팀이 전국의 맛집을 다니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맛기행단 총괄을 맡고 있는 이경화(42) 아워홈 FS(급식)사업부 메뉴 R&D팀 팀장을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아워홈 본사에서 만났다.

이 팀장은 “회사 식당을 찾다가 질리면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직장인들을 많이 본다”며 “그런 분들에게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벌써 6번의 계절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2년 전 가을 첫 시즌에 선보인 음식은 남원식 추어탕, 장어탕 등 전남지역 전통음식이었다. 칼칼한 통장어탕, 진한추어탕 두 메뉴는 출시 후 고객들 반응이 좋아 가정간편식(HMR) 형태의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제품으로도 선보였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월 평균 15%이상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추어탕, 장어탕 HMR 제품.(사진=아워홈)
이번 겨울 선보인 보말칼국수 등 제주도 향토음식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맛기행단이 개발한 메뉴는 총 40여 가지에 달한다. 모두 대중성과 특별함을 고루 갖춘 음식들이다. 새꼬막 반상, 낙지 팥죽, 청도 미나리 수육 반상, 흑돼지 국밥 등 급식 메뉴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메뉴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입소문을 타자 골프장 등 레제시설 중심으로 약 100곳에 불과하던 공급처가 최근 400여곳으로 늘었다.

아워홈 맛기행단의 급식 메뉴가 더욱 특별한 것은 그 지역의 문화와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을 선정하고 최종 메뉴가 탄생하기까지 2~3개월이 걸린다. 해당 지역의 음식 문화에 대한 문헌조사부터 시작해 하루 평균 7끼를 먹어가며 맛집을 찾는 현장조사, 식자재 구입 가능 여부를 따져보는 구매 과정, 가장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도록 조리법을 연구하는 개발 단계까지 한 계절을 앞서 준비해도 일정이 빠듯하다.

지난해 12월말 선보인 제주도 지역 메뉴.(사진=아워홈)
이 팀장은 “과거 척박한 제주 땅에서도 잘 자랐던 메밀은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제주도민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준 고마운 식재료였다”며 “이번 시즌 개발한 메뉴 중에 보말 칼국수, 고사리 육개장, 몸국 등에 메밀가루를 넣어서 좀 더 제주 현지음식의 맛을 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향토음식들이 메뉴로 선정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서는 즐겨 먹는 식재료이지만, 수급이 안 된다거나 원가가 너무 비싸 급식 메뉴로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반대로 식자재 수급은 충분하지만 아워홈 위생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면 메뉴화하지 않는다.

맛기행단은 식자재 공급사 위생평가 시 식품안전 담당자가 현장에 직접 방문해 총 94개의 엄격한 평가기준에 따라 점수를 책정하고 공급사를 선정한다.

이 팀장을 필두로 한 맛기행단의 목표는 아워홈 물류·유통 시스템을 활용해 좀 더 고품질의 식재료를 수급하고, 제대로 된 ‘한식의 맛’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 팀장은 “식당을 찾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면서 음식에 관한 추억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뿌듯하다”면서 “인기 상품의 경우 마케팅팀과 논의해서 급식 메뉴에서 나아가 HMR 제품군까지 점점 더 늘려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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